여배우의 변신 담배를 물어라
'때론 강렬하게… 때론 쓸쓸하게' 여주인공 내면의 표현 수단
하나 더 있다. 의 김혜수에게 대한민국영화연기대상과 춘사대상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긴 화룡점정의 소품이 있다. 담배다. 치명적인 유혹을 펼치는 김혜수의 손가락에는 항상 담배 한 개비가 꼽혀 있었다. 얇은 담배였고 15도 정도 위를 바라보고 있었다. 김혜수는 대사의 간극을 담배 연기로 채우며 완벽한 정마담으로 변신했다.
여성의 흡연이 상대적으로 금기시되는 우리 사회에서 담배는 일탈의 도구처럼 인식된다. 그 때문인지 변신을 꿈꾸는 여배우들은 하나같이 담배를 문다. 금연 열풍이 대세지만 터프한 이미지를 위해선 담배만한 소품도 없는 모양이다.
# 전지현-PD였던 아가씨
배우 전지현은 영화 에 출연하며 생애 처음 담배를 맛봤다. 극중 다큐멘터리 PD 송수정 역을 맡은 전지현은 삶에 찌든 PD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도구로 담배를 선택했다.
관객들은 담배 피는 전지현보다는 여전히 엽기적으로 청순한 전지현을 원한 것일까. '전지현의 담배'는 화제가 됐으나 '전지현의 영화'는 그다지 화제를 모으지 못했다.
# 손예진-무방비 흡연
배우 손예진 역시 올 초 개봉된 영화 에서 파격적 변신에 도전했다. 국제적 소매치기단의 보스로 등장해 서늘한 매력을 선보였다. 면도칼을 다루는 모습과 더불어 익숙하게 담배를 쥔 손예진의 손모양은 청순한 이미지를 단박에 털어내기에 충분했다.
손예진은 "담배를 쥔 손가락의 모양까지 신경 썼다. 겪어보지도 들어보지도 못한 소매치기 역을 맡아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고민했다"고 털어 놓았다.
손예진은 에서 흡연 외에 과감한 노출, 문신 등 다방면을 변신을 꾀했다. 전국 관객 200만 명이 를 찾으며 손예진의 변신에 화답했다.
# 박한별-흡연은 숙명!
배우 박한별도 언니들의 뒤를 잇는다. '얼짱'이라는 수식어를 벗고 던지고 영화 (감독 김해곤ㆍ제작 ㈜MKDK)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비련의 여인으로 옷을 갈아 입었다.
전지현과 손예진의 담배가 당당함과 강렬함을 표현했다면, 박한별의 흡연은 처연하다. 네 남자의 틈바구니에서 어떤 자기 결정권도 갖지 못한 여인의 쓸쓸함과 공허함이 묻어난다.
박한별 역시 연기를 위해 처음으로 담배를 입에 물었다. 박한별은 "지금껏 맡은 배역 중 가장 무겁고 어두운 캐릭터였어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담배로 피워 봤는걸요. '배우 박한별'을 만들어 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었죠"라고 말했다.
# with 담배
담배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변신의 도구가 노출이다. 의 김혜수가 벗었고, 의 손예진도 뒷모습을 공개했다.
의 관계자들은 "김혜수의 눈부신 나신이 관객 100만 명을 더 불러 모았다"고 입을 모을 정도였다. 손예진 역시 촬영을 앞두고 장기간 몸매를 가꿔 매력적인 뒤태를 과시했다. 박한별도 생애 첫 베드신을 촬영하며 과감한 노출을 불사했다.
담배와 노출이 궁합을 맞춘 와 는 나란히 흥행에 성공했다. 그렇다면 가 고배를 마신 이유는 전지현의 노출이 없어서 였을까? 전지현은 개봉을 앞두고 베드신에 관한 질문을 받고 "결혼 후 우리 자식들이 봤을 때 부끄럽지 않은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라고 돌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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