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치기와의 전쟁 다룬 영화 '무방비 도시' 남녀 주연

기업형 소매치기와 그들을 추격하는 광역수사대 형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김명민, 손예진 주연의 영화 '무방비 도시(이상기 감독)'가 부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야기를 살짝 풀어냈다.

15일 오후 2시 30분 부산 아르피나 유스호스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나선 주인공 김명민은 "시나리오를 처음 읽을 때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다"라며 "치명적인 매혹과 가슴을 후벼 파는 감동이 있는 영화"라고 신작을 소개했다.

김명민은 극 중 소매치기 전담반에 투입된 형사 조대영으로 출연해, 거대 소매치기 조직을 이끄는 백장미(손예진)와 피할 수 없는 대결을 벌인다. 피해야 할 운명이지만 서로 매력에 빠져들면서 이야기는 긴장감을 더한다.

기자회견에서 김명민은 최근 촬영한 손예진과의 베드신 수위를 공개하며 주위를 집중시켰다.

"베드신은 가볍게 찍었지만 치명적인 매혹이 들어 있어 상당히 매력적인 장면"이라면서 "형사와 소매치기지만 범접할 수 없는 매력에 현혹되고 그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 흥미를 끌 것"이라고 자신했다.

베드신 촬영을 돌이키며 "감독님은 '하나가 되는 느낌을 표현하라'고 주문했는데 손예진 씨가 눈을 게슴츠레 하게 떠 스태프들과 많이 웃었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또 "출연자 대부분이 남자 배우인 터라 현장에 손예진 씨가 나타나면 분위기가 달라진다"라고 운을 떼더니 "감독님의 '컷' 소리도 손예진 씨에게만 아주 크다. 나는 아무리 연기해도 '오케이'는 커녕 '컷' 소리도 굉장히 작다"라고 볼멘소리를 쏟아냈다.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이상기 감독이 "김명민 씨의 출연 내용은 대부분 무게가 있기 때문에 큰 소리로 '컷'을 외칠 수 없다"라고 설명했지만 김명민의 흥분한 발언을 멈추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명민이란 이름보다 역할로 기억되길 바란다"

현장에서 겪는 손예진과의 '유쾌한 성 차별'을 제외한다면 김명민에게 '무방비 도시'는 드라마 '하얀거탑'의 성공을 이어가야 할 도전작이다.

김명민은 앞서 맡았던 캐릭터들의 색깔을 덜어내고 냉철하지만 가슴 속에 인간미를 간직한 형사 '조대영'으로 나서야 하는 부담을 숨기지 않았다.

"영화를 보는 동안은 그저 조대영으로만 봐 줬으면 좋겠다"라며 "김명민이란 이름보다 역할로 기억되길 바라는데 이게 바로 연기하는 목표"라고 했다.

이어 "지금도 사람들은 장준혁이나 이순신 장군 같은 모습을 기억하는 걸 알기 때문에 '무방비 도시'를 보는 동안만이라도 이전 캐릭터들이 떠올려지지 않도록 최대한 숨기면서 연기한다"라며 "김명민식의 광역수사대 형사를 만들고 싶은데 조대영은 거칠지만 안으로는 아이보다 순수한 마음을 지닌 남자"라고 설명했다.

한편 기자회견이 열리기 전,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취재진에게 공개된 촬영 내용은 국내 조직을 정리하고 일본으로 도주하려는 백장미와 이를 추격한 조대영이 정면으로 마주치는 장면. 회색 버버리 코트에 흰색 머플러를 입고 등장한 손예진과 은빛 양복을 차려입은 김명민은 푸른 바다와 가을 하늘이 만난 청명한 날씨 속에서 연기를 펼쳤다.

조대영은 도망가려는 백장미를 향해 총을 겨누지만, 망설이는 마음을 눈치 챈 장미는 대영이 겨눈 총부리를 잡는 당당함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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