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호 "생애 첫 노출연기, 대중 앞에서 홀딱 벗은 느낌"

"마치 많은 사람 앞에서 홀딱 벗은 느낌과 비슷했어요."

영화 '두 여자'에서 생애 처음으로 베드신을 촬영한 배우 정준호가 소감을 밝혔다.

정준호는 25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린 '두 여자'의 제작보고회에서 "배우가 카메라 앞에서 노출 한다는 것은 내 자신을 세상에 발가벗긴 채 내놓는 것 같은 심정이었다"고 밝혔다.

정준호는 이어 "연기가 무엇이냐는 연극과 학생의 질문에 한 교수가 '사람 많은 곳에서 홀딱 벗고 있어봐라. 처음엔 너도 쑥스럽고 사람들도 깜짝 놀라겠지만 한두 달이 지나면 아무렇지도 않아 질 거다'라고 했다더라"며 "카메라 앞에서 그런 연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몸과 마음과 옷을 다 벗어버리고 연기하는 그런 심정이었다. 그러면서 진정한 연기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극 중 아내(신은경)과 여제자(심이영)를 오가며 사랑을 펼치는 건축학과 교수 역을 연기한 정준호는 "이 영화를 찍기 전 '색, 게'라는 영화를 봤다. 배우들이 연기인지 실제 상황인지 착각이 될 정도로 온 몸을 던져 연기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주위에서 '그 작품 할거냐, 걱정된다'는 반응이 많았다. 하지만 두 여자 사이에서 방황하고 두 여자를 한꺼번에 소유하려는 연기를 정준호식으로 꼭 한 번 표현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준호는 불륜남 역할이라 혼삿길에는 방해다 되지 않겠냐는 질문에 "내년에 장가도 가야 하는데 혼삿길에 방해가 될 지 어떨지 모르겠다. 결혼도 안했는데 이런 역할을 왜 하느냐는 반응들도 있지만 배우로서 꼭 한 번 이런 역할에 도전하고 싶었다. 혼삿길에 방해가 되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나"라며 웃음 지었다.

정준호는 촬영 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에 대해 "극 중 와이프인 신은경이 불륜 현장에 찾아와서 '나를 사랑해? 저 학생을 사랑해?'라고 묻는 신이 있다. 정말 고민되고 힘들었던 장면이다. 주위 유부남들에게도 물어 보고 감독님과도 진지하게 고민했다. 실제 나라면 무릎 꿇고 빌겠지만 내가 맡은 지석은 '둘 다 사랑해'라고 말한다. 참 스릴 넘치고 헛갈린 장면이었다"고 말했다.

영화 '두 여자'는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와 '아내가 결혼했다'를 연출한 정윤수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는 내 사람이라 여겼던 남편의 내연녀를 알게 되고, 그녀를 미워하면서도 궁금해 하는 여자의 심리를 절묘하게 담았다.

정준호는 극 중 건축학과 교수 윤지석 역을 맡아 아내(신은경)와 내연녀(심이영)를 오가며 사랑을 나누는 나쁜 남자를 연기했다.

오는 18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