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6년만에 '공공의 적' 속편가지고 돌아온… 1편의 '나' 모델로 연기~
고무줄 체중에도 건강 이상무! 이번엔 진짜 '공공의 적' 만났죠

설경구는 틈날 때는 지인들과 자전거를 즐겨 탄다. “우리 모임 이름이 ‘불사조’에요. 불쌍한 사람들이 모였다고 해서. 개봉일에 약속을 잡자고 해서 영화 개봉한다니까 ‘어? 너 영화 개봉해?’ 이러는 친구들이죠. 그래서 오히려 마음이 편해요. 하하.” 사진=김지곤기자 jgkim@sportshankook.co.kr
의 강철중도, 의 곤충학과 교수 상민도 아니었다.

6개월 만에 마주한 설경구는 언뜻 봐도 홀쭉해져 있었다. 셔츠와 재킷을 입고 있었지만 군살 없는 날렵한 몸에, 과하지 않은 근육이 짐작됐다. 몸 전체에 흐르는 적당한 긴장감은 그의 수더분한 미소와 어우러져 섹시함마저 풍겼다. 작은 편이지만 속눈썹만은 긴 그의 눈은 따뜻해 보였다.

'고무줄 몸무게'를 자랑하는 그에게 "어떻게 살을 빼냐"는 사적인 호기심을 담은 우문부터 던졌다. "촬영 끝나면 할 일이 없어서…"라며 겸손을 담은 현답이 돌아온다.

그는 몸을 불렸던 영화 (감독 강우석ㆍ제작 KnJ엔터테인먼트,시네마서비스ㆍ19일 개봉)를 마치자 마자 50여 일 동안 다이어트에 돌입해 14kg을 감량했다. 오후 7시 이후에는 휴대전화를 아예 꺼뒀다는 고백도 했다. 술을 좋아하는 자신을 유혹에서 지키기 위함이었다.

에서 28kg 찌웠던 몸을 에서는 줄여놨다. 에서 70kg였던 몸무게를 에서는 84kg까지 불렸고, 현재는 다시 70kg이 됐다. 그의 '고무줄 몸무게'에 관심이 가는 이유는 사실 다이어트 비결 때문이 아니다. 배우 설경구가 자신과의 싸움에서 끊임없이 이긴다는 점에서 눈길이 간다.

혹독한 시간을 보내고 겸손해하는 그 모습에서 외유내강의 분위기가 묻어난다. 그 겸손함에는, 특정 이미지를 유지하는 배우들이 보여주는 부자연스러움은 없다. 의 소심남과 의 강력계 형사가 공존할 수 있는 비결이 바로 거기에 있는 게 아닐까.

일관된 이미지를 소비하려는 강박 관념보다는 자연스러운 자신의 내면을 펼쳐놓는 것. 아마도 그래서 숱한 후배들이 '닮고 싶은 배우'로 그를 첫 손에 꼽나 보다.

"종합검진을 해 봤는데 전혀 이상이 없대요. 밥 제 시간에 못 먹지, 술 좋아하지, 담배 피우지…. 다행이에요." 그는 담배에 불을 붙여 입에 물었다.

# 설경구가 보는 강철중

설경구에게 강철중은 지난 2002년 신인이나 다름없던 자신에게 유명세를 가져다 준 인물이다. 이번에 개봉하는 은 의 프리퀄이다.

"현장 분위기는 6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았죠. 그런데 감독님이 자꾸 체크하시죠. '강철중 웃음으로!' '강철중 톤으로!'라고요. '어? 강철중이 어떻게 웃었지?' 싶죠. 1편에서의 '나'를 모델로 해서 연기를 해야 하는 격인데, 정말 묘했죠."

설경구는 에 들어가기 전 일부러 을 다시 모니터하지는 않았다. 때문에 순전히 몸의 감각으로 6년전 자신이 어떤 연기를 했었는지 기억을 더듬어 살려야 했다. 대중이 너무나 잘 아는 강철중을 강철중 자신이 제대로 살려내지 못할까 두렵기도 했다.

살이 덜 붙었다는 강 감독의 한 마디에 라면을 먹고 자기도 했고, 에서 받았던 피부관리 때문에 얼굴이 지나치게 말끔해 보이나 싶어 신경을 쓰기도 했다.

"사실 1편에서도 보면 강철중이 마약 거래에, 교통 위반자에게 돈 뜯고, 뇌물 받고 별 걸 다 하잖아요. 그게 경찰의 탈을 쓴 악인이지 원…,허허. 이번에는 악이 많이 빠져서 경찰들이 좋아할 듯 해요. 경찰 오래 해도 쥐꼬리 만한 월급에 은행 대출도 못 받는 현실도 그려지잖아요."

# 설경구가 보는 이원술

설경구는 고등학생을 깡패로 키워내는 사업가 이원술(정재영)이 그동안의 '공공의 적' 중 가장 나쁘다고 강조했다. 1편의 패륜범 이성재, 2편의 비리기업가 정준호보다 이원술이 더 흉악하다고 했다. 어린아이들을 잘못된 길로 인도하기 때문이다.

"사실 1,2편의 적은 개인의 욕망과 야욕에서 나온 사회악이라면, 이원술은 진정한 의미의 공공의 적이죠. 물론 정재영은 이원술도 좋은 사람을 만났다면 강철중이 되지 않았겠냐고 항변해요. 일리 있는 말이죠."

우연찮게도 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된 이슈로 전국이 떠들썩한 가운데 쇠고기 문제를 다루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도축장에서 영화가 시작해 강철중이 고기를 먹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심지어 "광우병이 문제인데 수입을 한우로 속여 파느냐"는 대사까지 나온다.

"촬영 당시에는 그런 이슈가 없었는데 신기하죠. '광우병'이라는 대사는 촬영 당일 감독님이 시나리오에 직접 펜으로 적어 주셨어요. 고등학생들이 앞장 서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보고 우리나라의 미래가 밝다고 느꼈어요. 에 나오는 것처럼 무서운 고등학생도 있지만, 우리의 앞날은 괜찮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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