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작 '싸움' 개봉 2주차에도 36만명에 그쳐

김태희의 두번째 배우 자리매김 도전이 결국 빛바랬다.

김태희, 설경구의 주연작 '싸움(한지승 감독·시네마서비스 제작)'이 개봉 2주차에도 전국 관객 36만 명(22일 기준/배급사 집계)에 그쳐 흥행에 실패했다. 이로써 김태희는 영화에서 2연패를 당했고 덩달아 설경구는 지금껏 쌓은 티켓파워마저 무색한 상황에 놓였다.

'싸움'은 21일 서울에서 2,578명, 전국 6,012명을 동원한 데 이어 22일 역시 서울관객 3,119명, 전국 2만여 명에 머물렀다. 지난 12일 개봉하고 열흘 동안 고작 36만 명을 기록해 관객에게 냉정하게 외면받았다.

두 명의 스타 배우를 앞세우고 심리묘사에 뛰어나다는 평을 받아온 연출자 한지승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음데도 관객은 선뜻 '싸움'을 택하지 않았다.

누구보다 속이 쓰린 사람은 바로 김태희다. 지난해 100억 원의 대작 '중천'으로 스크린 신고식을 치른 김태희는 스타성에도 불구하고 흥행에는 참패했다. 대중에게 사랑받는 스타지만 '연기는 안된다'는 냉혹한 평가도 뒤따랐다.

이를 극복하고자 택한 작품이 '싸움'이지만 김태희는 이번에도 관객의 선택을 이끌어내는 데 실패했다. 올해만 무려 18개 제품의 광고모델로 나설 만큼 활발한 활약을 감안할 때 유독 연기에서 받는 혹평이 의아할 정도다. 스타로서의 김태희가 배우이미지를 아직 획득하지 못한 증거기도 하다.

여기에 '중천'의 참패로 거액을 투입했던 제작사 CJ엔터테인먼트가 타격을 입은 데 이어 '싸움'에 기대를 걸던 시네마서비스 역시 김태희 카드 흥행 실패로 실망감이 역력하다.

공교롭게도 두 번 작품 모두 김태희의 주연작인 까닭에 나머지 쇼박스와 롯데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배급사들도 앞으로 김태희를 주연 배우로 선택할 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한편 김태희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성급하고 높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아직 검증되지 않은 도전 단계에서 지나치게 가혹한 평가를 내리는 것 아니느냐는 지적이 바로 그 것. 아직도 여타 배우들처럼 조금씩 향상되는 과정을 지켜봐주기보다 톱 배우들에게 적용하는 잣대를 들이 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묻어나고 있다.

설경구와 한지승 감독도 아쉽기는 마찬가지. 연기파 배우로 인정받은 설경구는 자신이 갖고 있던 티켓파워까지 흔들리게 됐고, 드라마 '연애시대'로 감각을 인정받고 오랜만에 영화를 연출한 한 감독 역시 체면을 구겼다.

'싸움'은 21일 기준으로 전국 205개 스크린에서 상영 중이다. 하지만 '용의주도 미스신', '색즉시공 2' 등 한국영화를 비롯해 '나는 전설이다', '황금나침판' 등 경쟁작의 공세 속에 스크린 수가 줄어들 위기를 맞아 관객 50만 돌파도 힘겨운 상황에 직면했다.

(뉴스부활 20주년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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