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724기방난동사건'서 주먹세계 평정 꿈꾸는 천둥 역

30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 종합촬영소 야외세트장에서 열린 영화 '1724기방난동사건'(감독 여균동, 제작 싸이더스FNH)의 촬영 공개 현장. 주연을 맡은 이정재와 김석훈이 살을 에는 무서운 칼바람 속에서 격투를 벌이고 있다.

이날 취재진에게 처음으로 공개된 신은 양주파의 우두머리 천둥(이정재)이 상대파 보스인 만득(김석훈)을 때려눕히고 힘겹게 몸을 추슬러 돌아서는 장면이었다.

천둥을 물리치고 조선 최고의 주먹이 되었다고 믿고 있는 만득이 명월향에서 성대한 잔치를 벌이려는 찰나에 벌어지는 천둥과 만득의 세기의 대결 신 중 한 장면.

격한 액션신은 없었지만 김석훈을 쓰러뜨리고 쓸쓸히 돌아서며 눈을 번득이는 이정재에게서 고독한 하이에나의 기운이 전해온다. 몇 차례 테스트를 걸쳐 정식 촬영에 들어간 이정재는 그 때마다 입에서 핏물을 뱉어낸다.

고요한 현장에는 "슛 들어갑니다. 휴대폰 전원 꺼주세요"라며 큰 소리로 외치는 스태프의 외마디와 "무릎을 더 숙이세요. 그 위치를 고정해주세요"라며 존댓말로 배우들의 액션을 주문하는 여균동 감독의 차분한 목소리만이 울린다.

대결신 말미의 고요하고 정숙한 분위기와는 달리 액션 활극 '1724기방난동사건'은 왁자하고 유쾌하며 발랄한 퓨전 사극이다. 1724년 영조 즉위 직전 조선 뒷골목 건달들이 명월향이라는 기생집을 둘러싸고 벌인 전대미문의 사건을 다룬다는 것이 영화의 한 줄 설명.

여균동 감독은 "'요즘 유행하는 조폭 이야기를 시대극에 버무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영화가 출발했다"고 전했다. 감독 자신의 세대인 40~50대가 왕조사나 당쟁사 위주로 역사를 공부해 신물을 느꼈다면 이번 영화를 통해 조선 시대의 생활사에 제대로 접근해보고 싶은 욕심 또한 컸다고.

이렇게 해서 크게 짜여진 영화의 줄거리가 조선 시대 주먹 세계의 양대 파벌 중 하나인 양주파의 우두머리 짝귀가 우연한 사고로 천둥(이정재)이라는 힘센 놈팡이에게 맞아 식물인간이 되고 짝귀 밑의 이인자 칠갑(이원종)이 천둥이를 조선을 평정하는 제일의 주먹으로 추대한다는 내용.

하지만 천둥의 앞을 가로막는 인물이 있으니 바로 주먹 세계 평정을 꿈꾸는 또 다른 야심가 만득(김석훈). 천둥과 만득 두 인물은 최고의 미색을 지닌 기생 설지(김옥빈)를 차지하기 위해, 주먹 세계 일인자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세기의 대결을 벌이게 된다.

촬영이 완료된 후 이어진 포토타임에서 이정재는 언제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을 보였냐는 듯 이내 개구쟁이 소년이 돼 있었다. 이원종과 어깨동무를 하며 입이 째져라 웃는 모습과 김석훈과 가짜 액션을 펼치며 터뜨리는 폭소가 영락없는 왈패 천둥이의 모습이다.

이정재는 "다른 사람들이 '이정재는 도시적이다'는 얘기를 자주 하시니까 스스로도 그런 생각에 빠져 지냈다. 하지만 마포 저자 거리의 볼품없는 놈팡이 천둥 역을 맡고 나니 자주 웃고 쾌활해진다"며 "'태풍'이나 '에어시티'때 현장이 재미없었던 건 아니지만 이번 현장은 에너지를 분출하는 역할이라 더욱 즐겁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도시적인 이미지를 벗고 사극에 첫 도전하는 그는 "사실 사극이라는 장르 자체에 대한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 때문에 촬영을 시작하기 전 리허설만 한 달을 넘게 했다. 그 덕분에 현장에선 자연스럽게 진행하고 있다. 특히 우리 영화의 비장의 카드인 액션신은 주목하셔도 좋다. 기대해도 좋을 만한 액션신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영화 ‘'1724기방난동사건'’는 2월 중 크랭크업한 후 5월경 개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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