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스코프] 현실+판타지 재미 두배!

'짝짓기 프로그램'이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만남을 넘어서 가상 부부 생활을 엿보는 MBC 예능 프로그램 의 '우리 결혼했어요'(연출 전성호)가 최고 인기 프로그램으로 급부상했다. '우리 결혼했어요'를 멤버들을 대거 투입해 바람몰이에 성공한 MBC (연출 김영진, 성치경) 역시 입소문을 타고 있다.

과거 어디선가 본 듯한 포맷이지만 연출진의 절묘한 비틀기는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며 관심의 중심에 서고 있다.

짝짓기 프로그램은 새롭지 않다. 방송가는 일찍부터 다양한 형태로 남녀의 만남을 주선해 왔다. 남녀상열지사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의 관심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대에 따라 만남의 형태도 달라지는 법. 짝짓기 프로그램도 시청자의 오감을 자극하기 위해 변화무쌍하게 진화해 왔다.

# 일반인 + 일반인… 케이블로 이어진 '아찔 소개팅'

지난 1994년 방송을 시작한 MBC 가 원조다. 는 약 7년 간 방송되며 수많은 선남선녀들의 인연을 맺어줬다. 오랜 기간 방송한 탓에 아이디어 고갈과 시청률 하락을 폐지됐지만 는 여전히 짝짓기 프로그램의 원조로 기억되고 있다.

실제로 방송을 통해 만남을 시작한 이들 못지않게 출연자들의 모임을 통해 새로운 인연을 시작하게 된 커플도 적지 않았다.

후발주자는 KBS 다. 와 비슷한 포맷의 이 프로그램은 결국 를 뛰어넘지 못하고 지난 2006년 폐지됐다. 이후 는 지난해 MC를 맡았던 방송인 박경림이 출연자였던 박정훈씨와 결혼을 하면서 다시 한번 화제가 됐다.

최근 들어 일반인들의 만남을 주선하는 프로그램은 케이블 TV로 이동했다. 시즌제로 진행된 케이블채널 엠넷의 과 tvN의 < tvNGELS >가 대표적이다.

지상파에서 케이블로 옮아오며 짝짓기 프로그램은 대담해졌다. 선정적인 장면과 상대방을 비하하는 직설적인 표현이 도마 위에 올랐지만, 동시에 표현이 자유로운 케이블 채널의 특성을 십분 활동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 일반인 + 연예인… '연예인 사관학교'로 인기

일반인과 연예인의 만남은 짝짓기 프로그램 태동 이후 가장 빈번해진 아이템이다. 그 뿌리는 지난 1999년 방송된 SBS 에서 찾을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두 사람이 한 여성과 각각 데이트를 펼친 후 최종 선택을 받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당시 촬영장으로 쓰인 곳은 곧바로 데이트 명소가 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었다.

2000년대 들어 만들어진 짝짓기 프로그램 속 일반인과 연예인의 만남은 실제와 허구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기 시작한다. 지난 2001년 방송된 MBC 의 '애정만세'는 김꽃님이라는 일반인 스타까지 만들어냈고, 실제 출연자들이 김꽃님을 두고 다투는 듯한 상황을 설정해 여성 팬들의 판타지를 자극했다.

이후 선보인 KBS 은 여러 명의 일반인 여성 출연자와 다수 남자 연예인들의 얽히고 설킨 관계를 만들어내며 시청자들의 오감을 자극했다. 일반인 스타의 산실이었던 은 결국 배우 서지혜 이윤미 임성언 등의 연예인을 배출하며 '연예인 사관학교'로 불렸다.

MBC 는 일반인과 연예인의 만남을 한 단계 진화시킨 프로그램이다. 결국은 일반인과 일반인의 만남이지만 그 과정은 연예인들의 이야기로 채워진다.

자신의 친구를 커플로 만들기 위해 망가지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연예인들을 보는 것이 를 보는 또 다른 재미다. 판타지 속의 주인공인 연예인들이 친구들과 함께 평소 노는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동안 시청자는 현실과 판타지를 동시에 맛보게 되는 셈이다.

# 연예인 + 연예인… '가상부부' 설정 호기심 자극

지난 2002년부터 1년간 방송된 MBC 은 연예인 간 만남을 브라운관에 담은 효시격 프로그램이다. 연예인들이 '킹카'와 '퀸카'로 뽑히기 위해 노래 춤 연기 등 장기를 마음껏 뽐내던 은 시청자가 원하는 모든 것을 보여줬다.

의 포맷은 SBS < X맨 >을 통해 또 한차례 진화한다. 그리고 그 도구는 불세출의 코너 '당연하지'였다. 서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 코너는 '김종국-윤은혜 커플'을 탄생시키며 현실의 문턱에 한 걸음 다가섰다. 당시 김종국-윤은혜 커플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은 현재 '알렉스-신애 커플'과 겨뤄도 뒤지지 않을 정도였다.

그리고 드디어 '우리 결혼했어요'가 시작됐다. 가상 부부가 살림을 꾸려나간다는 간단한 설정 속 커플들의 심리 상태는 그리 간단치 않다. 속마음을 털어놓던 출연자가 눈물을 흘리고 다른 프로그램에 출연해서도 "사귀자면 사귀겠다"고 공언하곤 한도다.

연출자인 전성호 PD조차 "실제가 80%고 허구가 20%다"고 말할 정도니, 이쯤 되면 예능프로그램보다 다큐멘터리의 성격에 가까운 형국이다.

대본과 현실 속 대화를 분간할 수 없는 시청자로서는 그들의 속내가 한층 궁금해지고 가상 커플들을 둘러싼 기사 하나하나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청자들의 궁금증과 훔쳐보기 욕구를 극대화시키는 그야말로 '고단수' 프로그램이다.

'우리 결혼했어요'는 실제 연예인 커플이나 연예인 부부의 삶을 보여주지 않는 한 짝짓기 프로그램이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을 보여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장이라도 실제로 교제 중이라고 선언할 것 같은 커플들. 과연 어디까지 진실이고, 어디까지 허구일까.

▶▶▶ '우리 결혼했어요' 관련기사 ◀◀◀
☞ 알렉스-신애 '남산 자물쇠' 사라져… 결별암시?
☞ 솔비 "앤디 향한 진심 두려워져…" 눈물고백
☞ SS501 김현중 '황보 위해' 매주 대한해협 건넌다
☞ "상대 그리워"… 커플들 실제 관계도 심상찮다
☞ '우리 결혼했어요' 예능프로 최강자 떠올라
☞ '우리 결혼했어요' 80%가 실제상황! 속내 밝혀
☞ 성형 이혼 열애… 스타들의 비밀? 다 까발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