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짱] 영화 '대한이, 민국씨' 공형진
"발달장애아의 순수함 표현… 어린아이처럼 연기했죠"
코믹하면서도 뭉클한 감동… 바보영화가 아니에요!

“어려서 집안의 반대만 없었다면 축구선수를 했을 걸요.” 공형진은 평소에는 연예인 야구단 ‘플레이보이즈’와 골프단 ‘싱글벙글’ 멤버로 여가를 즐긴다. 두 팀에 함께 속한 장동건과 친분 때문에 언론의 관심을 받는 데 대해 “친하고 좋아하는 건 좋아하는 건데, 어느 순간 주객이 전도되더라”며 웃었다. 사진=김지곤기자 jgkim@sportshankook.co.kr
공형진은 재미있다. 코믹한 그의 표정과 입담에 덕분에, 그는 유쾌한 배우로 기억된다. 영화 (감독 최진원ㆍ제작 퍼니필름)의 14일 개봉을 앞두고 마주 앉아 가까이에서 본 그는 결코 우스운 사람이 아니었다. 오히려 책임감이 강한 프로였다. 자신이 맡은 배역에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코믹하게 여겨질 뿐이었다. 기왕 맡았을 때는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공형진은 자리에 앉자마자 질문부터 던졌다. “공형진 최성국 최정원이 영화를 한다고 하니 솔직히 어땠나요?” “바보 영화라고 하니 어떤 기대를 가졌나요?” 그는 인터뷰어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자신을 만나는지 알아야 자신이 그에 걸맞는 답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질문을 한다는 배경 설명까지 내놓았다. 이리저리 에두를 필요가 없었다. “멜로 주인공을 하고 싶다더니 왜 또 코믹이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따져 물었다.

공형진은 “그들은 미친 것이지만 우리는 못 미친 거죠”라는 철학적인 표현으로 바보의 기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고, “오해와 이해는 종이 한 장 차이죠. 몰랐을 땐 오해고 알면 이해니까”라는 말로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바보는 불행한가요?

공형진은 가 한국판 로 알려졌지만 ‘대놓고’ 웃기는 영화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보육원에서 함께 자란 대한이(최성국)와 민국씨(공형진),지은이(최정원)는 현실적인 인물이라고 했다. 대한이와 민국씨가 자폐성 장애, 이른바 발달 장애를 갖고 있는 만큼 바보 연기보다 어린아이처럼 연기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과연 이 시대 사회 구성원들이 속칭하는 ‘바보’의 잣대는 누가 결정할까요? 어느 대상에 미쳤냐 아니냐의 기준이겠죠. 그들은 미친 것이지만, 우리는 못 미친 거에요. 그들의 진심을 우리가 몰라주는 것일 수도 있죠. 사회적 규제에 따라 지적 능력을 배양해서 진실인양 소수와 다수를 나누는 것이 타당할까요.”

공형진은 오히려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불편할 수는 있어도 불행하진 않다고 강조했다. 공형진은 코미디가 아닌 휴먼 드라마로 이 영화가 마음에 들어 주저없이 택했다고 했다. 공형진은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른 뒤 케이크부터 먹으려는 민국의 연기와, 시험장에서 큰 소리로 대한이에게 답을 물어보는 연기를 재연했다.

“이건, 바보가 아니라 아이거든요. 그런 아이가 아픔이 있는 것이고. 우리 영화가 주는 분명한 진정성이 있다고 봤어요. ‘영구’ ‘맹구’와 일반인 사이를 교묘히 줄타기 해야 하는 연기라 힘들었지요.”

#알고 보면 철두철미합니다

공형진은 자신의 성격이 유쾌하고 장난스럽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결코 그런 부분이 전부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런 배역을 했지만 사람 자체가 가볍진 않아요. 물론 제가 ‘무겁다’고 하기보다 작품에서 투영되어야 하겠죠. 저는 아직 보여줄 게 많다고 생각해요. 멍석을 깔아줬을 때 제가 얼마나 충분히 누울 수 있느냐가 중요하겠지만요.”

공형진은 평소에는 ‘좋은 게 좋은 것이다’는 스타일이지만 신상필벌은 확실하다. 강하고 엄격한 면과 소탈한 면이 정확히 반씩 공존한다고 했다. 공형진은 잘 하는 사람에게는 크게 칭찬을 하지만 한 두 번 실수가 반복되면 눈물 쏙 빠지게 혼낸다.

“실수가 두 번 이상이 되면 습관이 되고 인생의 본질이 틀어지는 것이거든요. 그런 사람은 아예 무시하는 편이에요. 그렇다고 뒤끝이 있지는 않아요. 아무리 큰 실수를 해도 반성하면 용서하죠. 그 사람의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고 봐요.”

#아버지,나의 아버지

공형진이 평소 생활습관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갖게 된 것은 아버지의 영향이 크다. 어려서부터 완벽한 아버지에게 많이 혼나면서 자랐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유머감각은 뛰어났지만 증권회사에 오래 근무한 만큼 분명한 성격이었다.

“중학교 때인가 정말 크게 혼난 뒤로는 내가 왜 비싼 밥 먹고 혼나나, 싶더라고요. 되도록 실수하지 않고 민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성격이 생겨났죠.”

공형진이 연기를 시작할 때에도 공형진의 아버지는 2주일간 고민한 뒤 “네 인생이니 마음대로 살아라. 대신 비겁하게만 살지 말아라”는 말로 허락을 했다. 그 뒤로 10년간 공형진의 연기에 대해 일언반구 없었다. 영화 이 끝난 뒤에야 슬쩍 다가와 안아주셨다. 공형진은 그 당시 4시간이나 울었다고 회상했다.

열두살 아들의 아버지로서 공형진은 어떨까. 아들과 친구처럼 지내는 아빠다. 아들과 레슬링도 하고, 얼굴도 부비고 때로는 삐치기도 한단다.

“아들은 잘 혼내지 않지만 거짓말을 하거나 인사를 안 하면 혼내죠. 공부 때문에 혼내진 않아요. 민국씨 연기도 그 아이의 표정과 행동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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