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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상암=윤승재 기자] 그야말로 이건희(서울 이랜드 FC)가 주도했다고 봐도 무방한 경기였다. 플레이메이커 역할에 마무리까지, 이건희의 분투는 1부리그 FC 서울의 간담을 서늘케 하기 충분했다.

서울 이랜드는 14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의 2021 하나은행 FA컵 3라운드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1부리그(FC 서울)팀과 2부리그(서울 이랜드)팀의 경기. 하지만 경기를 지배했던 건 2부리그팀 서울 이랜드였다. 점유율은 FC 서울이 높게 가져갔지만 상대 골문을 더 많이 위협했던 건 서울 이랜드였다. 강한 압박에 저돌적인 플레이, 그리고 유기적인 패스로 FC 서울을 압박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었던 선수가 바로 이건희였다. 이날 서울 이랜드의 최전방에 자리한 이건희는 강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저돌적으로 달려들며 FC 서울을 강하게 압박했고,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상대 수비진의 혼을 빼놓으며 경기를 지배했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공격이 잘 풀리지 않을 땐 중원까지 내려와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냈고, 뛰어난 탈압박 능력으로 공을 끝까지 키핑하며 주도권을 이어갔다. 여기에 곧바로 최전방으로 달려들어 슈팅까지 해내며 FC 서울 골문을 위협했다.

전반 41분에 때린 오버헤드킥이 그런 장면이었다. FC 서울 진영에서 뛰어난 탈압박으로 공을 지켜낸 이건희는 측면에 공을 준 후 곧바로 최전방으로 뛰어 들어 곽성욱의 크로스를 이어받았다. 그리고 이를 오버헤드킥으로 연결, 서울의 골문을 위협하며 수비진을 흔들어놓았다.

전반 내내 부단히 뛰어다닌 이건희는 후반 15분 레안드로와 교체돼 나갔다. 공교롭게도 이건희가 나가자 서울 이랜드의 공격도 한풀 꺾였다. 하지만 서울의 수비진은 지쳐있었다. 전반 내내 활동적인 이건희를 막는 데 체력을 모두 소모했던 탓에 경기를 펼칠수록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결승골과 승리는 이랜드의 몫이었다. 후반 39분 문전 혼전상황에서 레안드로에게 찬스가 왔고, 레안드로가 헤더로 골키퍼 양한빈의 키를 넘기면서 FC 서울의 골망을 갈랐다. 늦은 시간에 나온 골로 결국 이랜드가 FC 서울에 승리를 거뒀다. 역사적인 첫 서울 더비에서 2부리그 팀 서울 이랜드가 승리를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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