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다이노스
[스포츠한국 윤승재 기자] NC다이노스가 창단 후 처음으로 정규시즌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최하위에 머물렀던 NC가 2년 만에 확 달라진 모습으로 가을야구를 넘어 대권까지 노리고 있다.

NC의 상승세엔 이 선수를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다. 묵묵히 공룡 군단의 안방을 지키고 있는 ‘캡틴’ 양의지가 없었다면, NC가 2년 만에 이렇게 환골탈태 할 수 있었을까.

NC에서 양의지의 존재감은 상당하다. 노련한 리드로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유도하는 한편, 공격에서도 적재적소에 맹타를 터트리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야말로 양의지의 존재감은 포수 한 명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 시즌엔 양의지의 역할이 더더욱 중요해졌다.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어야 하는 상황인데다, 경험이 적은 NC 선수들을 추슬르고 북돋는 역할을 도맡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두산에서 수 차례 우승을 하며 산전수전 다 겪어 본 베테랑이기에, NC는 그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양의지의 리더십을 기대하고 있다. 부담이 상당할 터.

하지만 오히려 양의지는 이럴 때야 말로 ‘곰처럼’ 조급해 하지 않고 천천히, 그리고 의연하게 때를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양의지는 “선수들이 이런(추격을 당하는) 경험이 별로 없기에 지키려는 부담감이 심할 거라 생각한다”라면서 “하지만 그럴 때마다 감독님이 순위 생각하지 말자고 이야기하고 있고, 나도 2등 해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으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그렇게 부담감을 더니 선수들이 다시 힘을 내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사진=윤승재 기자)
그러나 이러한 양의지의 리더십은 격려의 말로만 뿜어져 나오지 않는다. 경기장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기에 자연스레 그를 향한 선수들의 신뢰는 두터워질 수밖에 없다. 양의지가 포수 마스크를 쓰면 든든할 수밖에 없고, 양의지가 타석에 들어서면 기대를 하게 되니 선수들의 자신감도 함께 따라오게 되는 자연스러운 리더십이 형성된다.

하지만 양의지는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오히려 “내가 합류하면서 팀이 좋아졌다는 말을 듣는데 잘 모르겠다. 나는 그저 받은 만큼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라며 쑥쓰러워하는 양의지다.

그저 묵묵히 자기가 할 일을 하다보면 개인 성적 뿐만 아니라, 팀 성적도 따라올 거라고 생각하는 양의지다. 양의지는 “개인적인 기록은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 두산 때 고토 코치님께 ‘숫자에 연연하지 말고 한 경기 한 타석에만 집중하라’는 얘기를 듣고난 뒤부턴 크게 생각을 안하려고 하고 있다. 마지막에 끝날 때 알아서 결과가 나오지 않겠나”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이내 “올해 유난히 득점권에서 결과가 좋아서 기분이 좋다”라면서 싱긋 웃기도 했다.

양의지는 이러한 자신의 생각을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는 NC 선수들에게도 강조하고자 한다. 막판 스퍼트에 대한 질문에 양의지는 “한 경기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경기에 임했으면 좋겠다. 이제까지 잘 해오다가 떨어지면 아쉽지 않나. 그저 한 경기 한 경기 잘했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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