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당시 손정욱 ⓒNC다이노스
[스포츠한국 창원=윤승재 기자] NC다이노스 손정욱이 오랜 부상 공백을 딛고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손정욱은 올시즌 퓨처스리그 14경기(15⅔이닝)에서 2승 무패 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2.30을 기록하며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2015년 이후 끊긴 1군 기록을 다시 이어가기 위해 창원NC파크 옆 마산 2군구장에서 열심히 구슬땀을 흘리는 중이다.

손정욱은 지난 4년 간 NC에서 잊혀진 선수가 됐다. 2013년 ‘신생팀’ NC의 좌완투수 계보를 이끌 자원으로 높이 평가받으며 NC 유니폼을 입었지만, 1군 기록은 2015년에서 끊겼다.

데뷔 첫 2년 동안은 가능성을 보이며 승승장구했다. 공이 빠르지는 않지만 안정적인 제구와 공격적인 피칭으로 데뷔 첫 해 1군에서 32경기(20⅓이닝)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1.77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2014년에는 더 많은 경기(67경기)에 나서 데뷔 첫 승과 함께 팀내 최다 홀드(16개, 리그 5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후반기에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평균자책점도 4.70을 기록하면서 다음 시즌을 기대케 했다.

하지만 2015시즌을 앞두고 열린 2차 스프링캠프에서 허리 부상으로 도중 낙마하는 불운을 겪었다. 4월 말에 1군 마운드에 올랐지만 허리 통증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지지 못했다. 손정욱은 그 해 6월까지 꾸준히 경기에 나섰지만 이후 다시 2군으로 내려갔고, 1군 엔트리가 확장된 9월 한 경기를 더 뛰는 데 그쳤다.

손정욱의 1군 기록은 여기까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손정욱은 퓨처스리그에서만 뛰었을 뿐 1군에 콜업되지는 못했다. 2018년에는 군대를 다녀와 퓨처스 기록마저 끊겼다. 그렇게 손정욱은 약 4년이라는 시간 사이 팬들에게 잊혀져 갔다.

하지만 2020년, 손정욱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된 모습으로 퓨처스리그에서 맹활약하며 1군 콜업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손정욱이다.

2013년의 손정욱. 스포츠코리아 제공
지난 2일 연락이 닿은 손정욱은 “최근 몸 상태가 엄청 좋다. 그동안 부상이 많았는데 지금은 통증도 없고 후련하다”라며 활짝 웃었다.

사실 손정욱은 허리 통증 외에도 2016년 왼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으며 긴 회복 기간을 가져야 했다. 2012년에 이은 두 번째 수술. 2017년 몸 상태가 좋아지긴 했지만, 이번엔 군 문제가 발목을 잡아 군대에 다녀와야 했다. 4년 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던 손정욱이다.

손정욱은 “허리 통증이 있다보니 투구할 때 허리를 넣는 동작이 잘 안 됐다. 아프니까 나도 모르게 투구 폼이 계속 바뀌고 메카니즘도 달라졌고, 이전의 구속도 안 나와서 힘들었다”라고 돌아봤다. 하지만 통증이 잡힌 후에는 이전에 안됐던 부분을 수 차례 연습하며 부활을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고.

지금은 통증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졌다. 여기에 군 문제도 해결하고 가족도 생기면서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손정욱은 “어렸을 때는 야구 열정이 지금보다 부족했던 것 같다. 허리 통증이 있으니 ‘몸이 안 좋으니 안 된다’라고 핑계 삼으면서 던졌다”라며 안이했던 지난 날을 돌아봤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그는 “지금은 결혼도 하고 애도 낳아서 그런지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부상에서도 자유로워져 열정이 다시 살아난 기분이다”라고 전했다.

가족도 큰 힘이 됐다. 손정욱은 “2016년도에 결혼했는데 힘든 시기 때 아내가 정말 많이 도와줬다. 혼자였다면 힘든 일이 생길 때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아내가 옆에서 한 번 씩 잡아주고 격려해줘서 많이 도움이 됐다”라며 아내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어 그는 “가족들을 보면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아내를 보면서 들고 애기 낳고 한 번 더 들고. 가족이 있어서 정말 좋은 것 같다”라며 활짝 웃었다.

확 달라져 돌아온 손정욱의 목표는 역시 ‘1군 재진입’이다. 쾌조의 컨디션으로 NC 불펜에 힘이 되고 싶다는 말을 수차례 하며 1군 진입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워낙 1군에 좋은 좌완 투수들이 많아서 기회가 올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기회가 오면 확실히 잡고 싶어요. 1군에서 너무 야구를 하고 싶고, 올라간다면 조금이라도 팀에 보탬이 되는 투수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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