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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잠실=전영민 기자] LG 외인 투수 타일러 윌슨이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에서 호투를 선보였다.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숙제도 남겼다.

윌슨은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범경기에서 5이닝 3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볼넷은 2개를 내줬지만 탈삼진을 6개나 뽑아내며 두산 타선을 잠재웠다.

윌슨은 올 시즌을 앞두고 총액 80만 달러(약 8억5000만원)에 LG 유니폼을 입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메이저리그(MLB) 통산 42경기에 출전해 145.1이닝을 던지며 8승 10패 평균자책점 5.02를 기록했다.

최근 KBO리그로 향하는 다른 투수들보다 MLB 경력이 화려한 편은 아니지만 LG는 윌슨의 인성, 그리고 다양한 변화구 구사에 따른 탈삼진 능력에 큰 점수를 줬다. 2018시즌 소사와 함께 LG 마운드 원투펀치로서 5강 싸움으로 이끌 적임자로 판단했다.

기대와 달리 윌슨은 지난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두 차례 등판에서 극과 극의 모습을 보였다. 윌슨은 연습경기 2경기에 출전해 5이닝 5실점을 허용했다. 당시 한화와의 연습경기에서 2이닝 6피안타 1피홈런 5실점, 삼성과의 맞대결에서는 3이닝 2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의 불안정한 피칭에 우려가 제기됐던 것도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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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윌슨이 이러한 우려를 불식하는데 단 두 경기면 충분했다. 윌슨은 지난 13일 롯데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당시 그는 5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동안 볼넷은 단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다.

1회말 손아섭에게 홈런을 허용하며 점수를 빼앗기긴 했지만 적재적소에 변화구를 구사하며 롯데의 방망이를 헛돌게 만들었다. 또한 2회 김상호에게 안타를 허용한 이후 10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하며 롯데 타선을 꽁꽁 묶었다.

윌슨의 이러한 모습은 두 번째 등판인 이날 두산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경기 초반 조수행에게 장타를 얻어맞으며 선취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더 이상 실점하지 않은 채 탈삼진 6개, 볼넷 2개를 기록하며 경기를 마쳤다.

직구,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터, 투심 패스트볼 등 6가지의 구종을 섞어 던지며 두산 타선을 혼란케 했다. 두산 타자들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운 이닝은 없었으나 위기에 몰리면 곧바로 고비를 넘기는 피칭을 선보였다.

다만 투구 수 조절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숙제로 남았다. 윌슨은 5이닝 동안 총 87구를 던졌다. 윌슨과 달리 달리 상대 선발 조쉬 린드블럼은 53구만으로 5이닝을 마쳤다. 또한 윌슨은 2회초 심판으로부터 ‘12초 투구 경고’까지 받으며 아쉬운 부분을 남겼다.

아직 윌슨이 온전히 KBO리그에 적응을 마쳤다고 보기는 무리다. 그가 스프링캠프에서부터 한국 타자들의 타격 스타일과 스트라이크 존을 점검하긴 했으나 4, 5경기만으로 파악을 끝냈다고 보기도 힘들다. 다만 시범경기에서 위력 있는 투구를 선보인 만큼 투구 수까지 조절할 수 있다면 올 시즌 LG의 성적도 반등할 수 있을 전망이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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