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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수원=김성태 기자]한 때는 LG가 기대했던 선수였다. 하지만 LG를 떠나 kt로 와서 선수 생활을 꽃을 피웠다. 수원에서 개인통산 100홈런을 완성한 kt 박경수(33)다.

박경수는 1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선발 5번 겸 2루수로 나와 2안타 2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맹타를 과시, 팀의 5-4 승리에 큰 보탬이 됐다.

이날 경기 전까지 박경수는 개인통산 99개 홈런을 쳐냈다. 김진욱 감독도 농담 삼아 "100홈런 완성할 때까지 라인업에 무조건 고정 시킨다"라며 재밌는 엄포를 놓기도 했다.

말이 씨가 된다고 했나. 박경수가 제대로 한 방을 보여줬다. 첫 타석인 2회는 삼진이었다. 하지만 두 번째 타석인 4회는 달랐다. 0-3으로 뒤지고 있던 상황이라 한 방이 필요했다.

임찬규의 초구 슬라이더를 걷어낸 박경수다. 파울이다. 2구째 139km짜리 직구는 볼, 3구째 138km짜리 직구는 박경수가 다시 파울로 걷어냈다.

2스트라이크 1볼이다. 임찬규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그리고 임찬규는 철저하게 장기인 변화구로 승부했다. 4구, 5구 6구를 모두 커브로 던졌다.

하지만 박경수가 속지 않았다. 연달아 파울로 걷어내며 물고 늘어졌다. 그리고 122km짜리 슬라이더가 왔는데, 이 공을 참아냈다. 이제 풀카운트다. 임찬규의 선택은 다시 커브였다.

이 공을 박경수가 놓치지 않았다. 그대로 통타, 비거리 115m짜리 좌월 2점 홈런을 연결하며 2-3으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렇게 kt는 6회에 2점을 추가로 따내며 4-3, 역전에 성공했다.

8회초, 1점을 내주며 4-4, 원점이 됐지만 박경수는 8회말 다시 한번 장타를 과시, 2안타 경기를 완성하며 나름 제 몫을 해줬다.

박경수는 지난 2003년 LG에 입단했다. 야구 천재로 불리울 정도로 기대가 큰 내야수였다. 장타력까지 갖추었기에 기회도 많이 주어졌다. 그러나 잡지 못했다.

주전과 백업을 전전하며 자리를 잡지 못했다. 그렇게 2015년에 FA를 선언했고 kt로 갔다. LG 입장에서는 아쉽지만, 박경수에게는 좋은 선택이었다.

2015시즌에 22홈런을 쳐내며 2할8푼4리의 타율로 시즌을 마감했다. 홈런, 타점, 안타, 모두 커리어 하이였다. 그리고 2016년에 그 벽을 또 뛰어넘었다. 20홈런에 80타점을 찍었다.

그리고 올해는 이날 경기에서 쳐낸 홈런을 포함, 15개를 쳐내며 수원거포의 명성을 이어갔다. LG에서 있던 10년 사이에 쳐낸 홈런이 다 합쳐 43개인데, kt에 있는 3년 사이에 쳐낸 홈런이 57개다.

그렇게 KBO리그 역대 81번째 100홈런을 달성한 박경수다. LG가 아닌 kt였기에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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