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2017 KBO리그]④대박 터뜨린 FA 최대어의 예상 성적은?(타자편)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선수들에게 자유계약(FA)은 자신의 가치를 시험해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특히나 올해의 경우 리그에서 손에 꼽을 만큼 알아주는 투수들이 시장에 대거 풀리면서 '대형 계약'이 일찌감치 예고됐다.

FA 시장에 나온 15명의 선수 가운데 투수는 6명. 이중 4명의 선수에게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바로 우규민(LG->삼성), 차우찬(삼성->LG), 양현종(KIA 잔류), 김광현(SK 잔류)이다. 말 그대로 '억'소리 나는 금액으로 새로운 둥지를 찾거나 원래 둥지에 남았다.

삼성 우규민, LG 차우찬.
사실상 트레이드, LG와 삼성이 맞바꾼 우규민-차우찬

삼성은 외부 영입을 즐겨하는 팀이 아니었다. 기존에 우승을 일궈낸 전력을 꾸준히 지켜나가는 꽤나 보수적인 팀이었다. 하지만 2016시즌 9위를 했다. 팀이 살기 위해서는 새로운 피를 수혈해야 했다. 그 첫 대상이 바로 우규민이었다.

LG에서 선발로 활약했던 우규민은 4년 65억원을 받고 삼성으로 이적했다. 사이드암 투수인 우규민은 지난 2013시즌부터 2015시즌까지 3년 연속 10승 이상을 기록했다. 김한수 감독은 "우규민은 제구력과 낮은 공이 좋은 투수기에 가능한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밝혔다.

제구가 좋다보니 볼넷이 적은 선수가 우규민이다. 하지만 불안감이 있다. 우규민은 허리 부상이 겹치면서 지난해 6승 11패 평균자책점 4.91로 부진했다. 사이드암 투수에게 허리 부상 전력은 치명적이다.

하지만 삼성은 알면서도 영입했다며 보강 운동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관건은 이닝 소화력이다. 출전만 하면 제 몫을 해주겠지만 시즌 막판까지 던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지난 2014시즌(153.2이닝), 2015시즌(152.2)이닝을 던진 것에 비해 2016시즌에는 132이닝에 그쳤다. 따라서 올해는 내구성이 담보된 이닝 소화력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부상을 계속 털고 극복하며 150이닝 언저리를 던져야 그나마 두 자릿수 승수를 노릴 수 있다.

반면, 우규민에게 부족하다 여겨지는 내구성이 확실한 선수가 있다. 바로 차우찬이다. 삼성은 100억원 이상을 제시했다고 밝혔지만 스스로 협상에 실패한 것을 자인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차우찬은 서울로 가고 싶은 마음을 숨기지 않았고 역대 투수 최고액인 4년 95억원에 LG로 이적했다.

LG는 허프, 소사, 류제국에 이어 차우찬이라는 걸출한 투수를 얻게 됐다. 선발진의 무게감은 리그 정상급 수준이다. 특히 차우찬의 경우, 둥지를 대구에서 잠실로 옮기면서 내년에는 더욱 좋은 성적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 차우찬은 튼튼한 선수다. 선발, 불펜, 마무리, 어디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선수다.

지난해 152이닝을 던지며 12승 6패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4.73이지만 잠실에서 던진 두 경기에서 보여준 평균자책점은 1.23이다. 빠른 공으로 승부, 뜬공을 유도하는 경향이 높은 차우찬에게 잠실은 보다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LG는 불펜이 강한 팀 중 하나다. 허리가 짜임새 있고 올해는 임정우라는 마무리까지 캐내는데 성공했다. 안지만, 임창용이 떠난 삼성과 비교해서 차우찬에게는 보다 안심하고 뒷문을 맡길 수 있는 팀이 됐다. 꾸준히 출전이 가능하면 차우찬 역시 LG에서 두 자릿수 이상의 승수와 3점대 평균자책점도 충분히 예측해 볼 수 있다.

KIA 양현종, SK 김광현. 스포츠코리아 제공
좌완 전쟁, 한 팀은 1년을 버렸고 한 팀은 1년을 챙겼다

좌완 투수의 몸값은 언제나 기대 이상이다. 특히 최정상급 선수라면 더더욱 그렇다. KIA 양현종도 그 중 한 명이었다. 어찌보면 지난해 200이닝을 넘긴 유일한 토종 좌완이라는 점에서 그의 몸값은 100억원 이상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파다했다.

하지만 소속팀 KIA는 이미 최형우를 비롯해 나지완과 외국인 선수 3인방과 계약하며 많은 돈을 투자했다. 양현종과 구단의 협상은 난항을 겪기도 했지만 KIA를 떠날 수 없다는 양현종의 의지와 구단의 생각이 일치하면서 1년 22억 5000만원이라는 독특한 계약이 성립됐다.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고 전반기에 강하고 후반기에 약하다는 평가 역시 올해 퀄리티스타트 리그 1위로 종지부를 찍었다. 다소 부실해보였던 타선 역시 최형우의 가세로 강해지면서 공격력은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헥터도 건재하고 남은 선발진과 불펜의 약점만 보완한다면 양현종은 올해 성적 이상, 그리고 그가 간절히 바라는 우승도 내심 노려볼 수 있다.

SK도 국가대표 에이스이자 팀 에이스인 좌완 김광현과 협상했다. 팔꿈치가 아프고 수술에 대한 우려가 있음에도 4년 85억원이 선수와 구단의 접점이었다. 물론 옵션을 포함하면 100억이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김광현은 왼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기로 결정됐다.

아무리 짧아도 재활까지 포함하면 1년이 걸린다. 4년 85억원이 아닌 3년 85억원이 진짜 계약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 현실이다. 2013시즌부터 4년 연속 10승 이상을 기록한 김광현이지만 2017시즌 SK 마운드에서 그를 볼 수는 없다.

역대 최고액을 받을 것이라 예상됐던 김광현의 85억원 계약은 그렇게 이뤄졌다. 어찌됐건 SK과 김광현 모두 2017시즌은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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