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2017 KBO리그]③대박 터뜨린 FA 최대어의 예상 성적은?(투수편)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야구는 투수가 공을 던져야 경기가 시작하는 '투수놀음' 스포츠다. 하지만 발이 빠른 타자, 혹은 한 방을 쳐낼 수 있는 타자, 아니면 어떤 포지션과 어떤 타순에 두어도 제 몫을 할 수 있는 타자가 없다면 애초에 이길 수 없는 스포츠다.

패배의 그늘이 짙게 드리운 순간, 4번 타자의 강렬한 한 방이 터지며 역전에 성공하면 이보다 더 짜릿한 것은 없다. 수준급 타자를 마다할 구단은 없다. 특히나 예전에 비해 선수 간의 실력 차이가 크게 벌어진 현재 리그에서 자유계약(FA)으로 타자가 시장에 나오면 구미가 당길 수 밖에 없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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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최초 100억 시대를 연 타자…꿈을 현실로 만든 최형우

파란 유니폼을 입고 있던 최형우는 삼성 왕조의 핵심 타자 중 한 명이었다. 2016시즌, 그는 타율 3할7푼6리 195안타 31홈런 144타점을 기록했다. 지난 2008년부터 2016년까지 9시즌을 모두 100경기 이상 뛴 꾸준함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해결사 역할도 톡톡히 했다. 작년 득점권에서 그는 166타수 63안타 타율 3할8푼을 7홈런을 기록했다. 게다가 지난 2013시즌부터 최근 4년간 124개의 홈런을 쳐냈으니 평균 30개 정도다. 30홈런에 3할, 100타점 타자가 시장에 나왔으니 각 구단에서는 군침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

가장 크게 손을 뻗은 구단은 KIA였다. 기존에 있던 김주찬, 이범호, 나지완에 이어 중심타선의 완전체를 만들기 위해 과감하게 행동했다. 그렇게 4년 100억원이라는 KBO리그 역대 최고액을 쏟아부으며 야심차게 데려왔다. KIA는 최형우의 영입 이유를 "타선의 중심을 잡을 수 있는 선수를 원했다"로 간단하게 밝혔다.

최형우가 팀을 옮기면서 KIA는 상당히 강해졌다. 4번 자리에서 최형우가 자리를 잡아주면 3번 김주찬으로 시작해 이범호와 나지완이 5번과 6번 자리에 투입될 수 있다. 김주찬은 아프지 않으면 리그 최고의 3번 타자라고 봐도 무방하다.

테이블 세터진을 홈으로 불러들이고 중심 타선의 시작이자 득점의 연결고리를 4번 타자에게 넘겨줄 수 있다. 뒤이어 최형우가 나서고 이범호와 나지완이라는 한 방이 있는 타자들이 뒤를 받치고 있다.

이범호의 경우, 지난해 타율 3할1푼 33홈런 108타점을 기록했다. 나지완도 타율 3할8리에 25홈런 90타점을 기록했다. 최형우를 제외한 나머지 세 명의 중심타선의 선수들은 모두 출루율이 나쁘지 않다. 나지완의 경우는 출루율의 무려 4할5푼1리다. 최형우에 이어 리그 3위다.

최형우 타순 앞 뒤에서 강한 타자가 배치, 또한 출루율까지 높은 타자가 나가게 되니 최형우가 올해 보여줄 기록은 2016시즌과 크게 다르지 않은 3할에 30홈런, 100타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올해는 최형우의 득점도 좋아질 것이라 보인다. 눈을 씻고 찾아봐도 불리한 구석이 없다. 김주찬-최형우-이범호-나지완으로 이어지는 올해 KIA의 타순은 리그 최정상급이다.

(왼쪽부터 시계방향) 삼성 이원석, 두산 김재호, KIA 나지완. 스포츠코리아 제공
팀을 옮긴 이원석과 잔류한 김재호·나지완, 마지막 대어 황재균의 거취는?

FA시장이 열리면서 타자 가운데 맨 처음 팀을 옮긴 선수는 바로 이원석이었다. 두산은 차고 넘치는게 선수다. 특히 3루의 경우, 허경민이나 최주환처럼 타격에 상당한 센스를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 줄을 섰다. 군복무를 마치고 야심차게 팀에 돌아왔지만 그의 자리는 없었다.

두산 입장에서도 교통정리 및 유망주 육성을 위해서는 이원석을 무리해서 투입 시킬 수 없었기에 무조건 마이너스는 아니었다. 이원석은 고개를 들었고 다른 곳을 봤다. 그곳에 삼성이 있었다. 이미 삼성은 리그 최고의 3루수였던 박석민을 NC로 보냈다. 3루 자리가 비어 있었다.

두산에 비하면 경쟁하기도 쉽다. 충분히 주전 자리를 따낼 수 있고 잠실에 비해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는 크기도 작다. 장타력을 가진 이원석에게 대구는 홈런을 쳐내기에 용이한 구장이었다.

그렇게 이원석은 삼성과 4년 27억원에 계약했다. 주전 경쟁만 뚫어낸다면 그 역시 타율 3할에 15개 이상의 홈런도 가능한 타자다.

시장이 열리고 가장 처음으로 잔류 계약을 한 것은 두산의 2년 연속 우승을 이끈 김재호였다. 그 역시 4년 50억원에 4년간 다시 두산 유니폼을 입고 뛰게 됐다. 3할 치는 9번 타자라는 별명을 지난 김재호는 작년 7개의 홈런을 쳐내며 커리어 하이를 찍기도 했다. 앞으로도 두산의 내야진의 주전 유격수로 꾸준히 뛰며 존재감을 발휘할 예정이다.

김재호에 이어 소속팀에 잔류한 선수가 또 있다. KIA 나지완이다. 4년 40억원에 잔류를 선언한 그는 지명타자에도 나쁘지 않은 계약을 이끌어냈다. 2015시즌의 슬럼프를 딛고 작년은 3할 25홈런 등 타격에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올해 역시 팀의 우승 도전을 위해 중심타선에서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아직 결정되지 않은 선수 가운데 가장 대어는 바로 롯데 황재균이다. 다른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FA 협상에서의 몸값을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했지만 황재균은 나름 미국 현지에서 쇼케이스까지 하며 빅리그 진출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물론 그 역시 소속팀 롯데와 더불어 3루수가 필요한 kt가 있기에 국내 잔류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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