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NC 다이노스가 박민우에게 돈다발을 안겼다. 그 속에는 안전장치가 숨어 있었다.

NC는 23일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인 내야수 박민우와 계약했다. 2030년까지 계약기간 8년(5+3년), 최대 140억원에 합의했다”며 “세부적으로는 보장 5년 최대 90억(옵션 10억 포함), 이후 계약 실행을 포함한 총 옵션은 50억원"이라고 발표했다.

임선남 단장(왼쪽)·박민우. ⓒNC 다이노스
임선남 단장(왼쪽)·박민우. ⓒNC 다이노스

박민우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2루수다. 특히 정교한 타격이 일품이다. 타격 성적에서도 드러난다. 2013시즌 프로 데뷔 이래 통산 타율 3할2푼으로 역대 6위(현역 4위)를 기록 중이고, 득점권 타율은 3할6푼1리에 달한다.

여기에 박민우는 안정적인 수비와 통산 217도루로 증명된 빠른 주력을 자랑한다. 박민우가 거액을 받은 이유다.

하지만 최대 8년이라는 기간 동안 최대 140억원을 안기는 초대형 계약은 위험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특히 박민우는 지난해 이른바 ‘술판 사태’로 구단에게 시름을 안긴 바 있다.

2021시즌 NC의 박석민과 이명기, 권희동, 박민우는 구단이 마련해준 원정 숙소에서 외부인 2명과 함께 모임을 가지며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어겼다. 이 일로 인해 박민우는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고 2021시즌 후반과 2022시즌 초반 뛸 수 없었다.

더불어 박민우는 2021시즌과 2022시즌 타율 2할6푼1리, 2할6푼7리에 그쳤다. ‘술판 사태’는 박민우의 워크에식을 의심하게 만들고 떨어진 타율은 최근 경기력에 의문점을 남겼다. 그럼에도 NC가 대형계약을 안긴 것은 우려스러운 대목이었다.

하지만 NC는 안전장치를 걸어뒀다. 첫 번째 안전장치는 ‘박민우의 전성기’다. 만 30세부터 만 34세까지 박민우에게 에이징커브가 찾아오기 어려운 기간동안 80억원을 보장했다. 더불어 전성기 기간에도 10억원 옵션을 포함시켰다. 이번 FA 시장 분위기가 과열되며 선수들의 몸값이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박민우의 전성기 값'으로 납득할 만한 수치다.

박민우. ⓒ스포츠코리아
박민우. ⓒ스포츠코리아

여기에 일정 조건을 충족했을 때, 박민우에게 3년 계약을 추가로 안기는 안전장치를 만들었다. 실상 5년 후, 3년 추가 계약이 발동된다면 박민우의 워크에식과 기량이 5년간 증명됐을 때 붙는 추가 계약이다.

이를 통해 NC는 박민우에게 적절한 동기부여를 제공하게 됐다. 5년동안 박민우가 워크에식과 기량에 대한 의문부호를 뗀다면 3년간 계약을 연장해 ‘NC 원클럽맨’으로 남길 수 있는 구도도 마련했다. 총액은 140억원으로 많아 보이지만 그 속에는 합리적인 장치들이 많이 설치된 셈이다.

이번 FA 시장에서 양의지(두산 베어스)와 노진혁(롯데 자이언츠), 원종현(키움 히어로즈) 등을 놓친 NC. 하지만 박민우만큼은 합리적으로 잘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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