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스포츠클럽법이 발효된 지 두 달여, 학교 야구부들이 전환점을 맞았다. 전국 각지에서 야구부들이 해단 수순을 밟고 있다.

스포츠클럽법은 지난 6월 15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해당 법은 학교 중심으로 운영되던 운동부를 클럽팀으로 전환해 팀 중심의 운영으로 체제 전환하는 내용을 담았다.

훈련 중인 율곡고등학교 선수들. ⓒ유튜브 베이스볼코리아 캡처
훈련 중인 율곡고등학교 선수들. ⓒ유튜브 베이스볼코리아 캡처

이러한 변화는 학령 인구 감소에 따른 선수 수급의 어려움에서 비롯됐다. 선수 수급이 어려워지자, 야구부를 실질적으로 운영하기 어려워졌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단위학교 중심으로 운영되던 학교 운동부를, 다른 학교 학생들도 참여 가능한 전문스포츠클럽으로 전환하고자 한 것이다. 여기에 경쟁을 최우선으로 하는 학교 엘리트 체육의 단점 등을 보완해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는 선진국형 체육으로 바꿔가자는 의도였다.

이에 따라 학교 운동부의 클럽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양상이다. 여러 학교 운동부들이 해단 후 클럽팀으로 전환했거나 전환을 검토 중이다. 인기종목 중 하나인 야구부는 학교 울타리를 벗어나 ‘베이스볼 클럽’으로 새롭게 단장 중이다.

야구부들이 대부분 몰려 있는 수도권 팀들의 움직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국 80여 개의 고교 야구부 중 30여 개가 수도권 소재 학교팀이기 때문이다.

김종우 서울체육고등학교 교감은 “수도권에서도 클럽팀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기존 학교팀들의 폐쇄성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해소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통적인 학교 운동부 문제로 꼽히고 있는 체벌, 인권 문제와 특정 지역 소재의 학교가 학생선수들을 독점하는 현상 등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김 교감은 “서울의 몇몇 야구 명문 학교들은 정통성 때문에 클럽화를 부담스러워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소재 학교들 역시 클럽화를 진행 중이다. 지난달 19일 파주시 율곡고등학교 야구부가 ‘해단 및 클럽팀 전환’에 대해 교내 안전체육보건부의 가결 받은 운영위원회 회의록이 홈페이지에 공개된 바 있다. 잇따라 남양주시 연세중학교 야구부가 클럽화로 변환됐다. 이밖에도 앞서 여주시 여강중학교, 이천시 모가중학교가 야구부 클럽화를 승인했다.

율곡고등학교 야구부. ⓒ유튜브 베이스볼코리아 캡처
율곡고등학교 야구부. ⓒ유튜브 베이스볼코리아 캡처

그럼에도 수도권의 클럽화는 지방보다 속도가 더디다. 김 교감은 “이미 지방에서는 클럽화가 활발하다. 부산, 울산 등 광역 시·도 단위 지역의 학교 팀들은 학생선수 수급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이미 클럽화한 곳이 많다”면서 지방에서 클럽화가 비교적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물론 풀어가야 할 과제와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지역 사정에 따라 클럽팀에 대한 지원 여건이 다르고 법안이 놓치고 있는 부분도 보완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김 교감은 “문화체육관광부, 교육부, 학교체육진흥회 등이 다 같이 나서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그래야 전문체육이 활성화되고 대중의 관심이 커진다. 나아가 전문 학생선수 육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러나 엘리트 체육을 추구하는 학교 야구부 대신 클럽팀이 많아지면, 엘리트 체육이 힘을 잃게 되고 프로야구의 젖줄이기도 한 고교야구의 수준이 낮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교 운동부의 클럽화 현상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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