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올 시즌 KIA 타이거즈엔 '대투수' 양현종이 돌아왔다. 더불어 나성범과 소크라테스 브리토, 박동원 등 강타자들이 타선에 합류했다. KIA는 투, 타의 조화로 6월초 3위까지 올라가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여기에 KIA팬들의 육성응원이 부활했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잠자고 있던 KIA팬들의 목소리는 더욱 큰 함성으로 야구장에 메아리쳤다.

KIA 이다혜 치어리더는 응원단석에서 열띤 응원으로 팬들과 호흡했다. 누구보다 정확한 안무, 밝은 미소로 KIA팬들에게 긍정 에너지를 심어줬다. 덕분에 치어리더계 최고 인기스타로 떠올랐다.

이다혜 치어리더.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이다혜 치어리더.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 편집국에서 이다혜 치어리더를 만나 KIA의 올 시즌 돌풍과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치어리더'란 직업과 사랑에 빠진 '갸다혜'

"원래 KIA팬이었다. 가족들과 경기장을 자주 갔다. 치어리더에 대한 관심이 아예 없었는데, 어느 날 전광판에 비친 치어리더 언니들을 봤다. 갑자기 '하고 싶다.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원했고 바로 합격했다"

이렇게 이다혜 치어리더는 '갸다혜'가 됐다. 갸다혜는 'KIA팬에서 치어리더가 됐다'는 의미로 2019년 데뷔 때 KIA팬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이제 어엿한 KIA의 일원이 된 셈이다.

하지만 갸다혜의 치어리더 도전기는 녹록지 않았다. 너무나도 많은 연습량, 첫 응원단석에 올랐을 때의 낯선 환경 등 모든 것이 쉽지 않았다.

이다혜 치어리더는 "처음 단상에서 뛴 날은 솔직히 기억이 안 난다. 너무 떨었다. 생각하고 연습했던 게 100% 나오지 못했다. 당시 이겼는지 졌는지도 기억이 안 난다. 머릿속이 하얘졌다"고 데뷔 시즌 첫 공연에서의 떨림을 전했다.

"(처음에) 저는 쉽다고 생각하며 들어왔다. 춤을 추면서 응원가만 외우면 되는 건데 뭐가 어려울까 싶었다. 그런데 막상 들어와 보니 너무 달랐다"면서 "멀리 계신 관중들이 잘 볼 수 있도록 (춤을 출 때) 몸을 더 크게 써야 하는 등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았다. 춤만 좋아하기보다는 일에 대한 열정이 있어야 한다. 열정이 없으면 힘들다"고 치어리더의 고충을 털어놨다.

2019시즌 당시 이다혜 치어리더의 응원 모습. ⓒ이다혜 치어리더 SNS
2019시즌 당시 이다혜 치어리더의 응원 모습. ⓒ이다혜 치어리더 SNS

그러나 이다혜 치어리더는 금방 새로운 일에 적응했다. 오히려 치어리더의 매력에 매료됐다. 그녀는 "그런데 (치어리더를) 하다 보니 너무 재밌었고 그만 둘 수가 없었다. 장점이 너무 많다. 좋아하는 야구를 가까이서 많이 접할 수 있고 팬들에게 관심을 받는다. KIA팬이니까 유니폼이 나오는 것도 너무 좋다"고 치어리더의 장점을 나열했다.

▶'그래 이거였지', KIA 육성응원의 힘

한국시리즈에서 11번 우승했던 KIA는 응원 열기도 10개 구단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관중석을 꽉 채운 노란 응원 막대와 KIA팬들의 큰 함성은 상대에게 공포를 심어주기도 한다.

하지만 2020년부터 코로나19로 인해 야구장에서 육성응원이 멈췄다. 무관중 경기도 꽤 오랜기간 이어졌다. 야구팬들도 점차 야구장과 멀어졌다.

그러나 2022년 4월 22일, 야구장에 육성응원이 부활했다. KIA팬들은 홈, 원정경기를 가리지 않고 관중석을 가득 메우며 응원가를 불렀다. 육성응원이 부활하자 KIA의 성적도 6월초 3위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9위팀의 유쾌한 반란이었다.

이다혜 치어리더는 "응원가 '광주의 함성'을 제일 좋아한다. 육성응원이 재개된 뒤, 경기를 했을 때 관중들의 함성을 들으니 2019년이 생각나더라. '그래 이거였지'라고 느꼈다"며 "팬들의 육성응원을 들으면 더욱 (응원단석에서) 방방 뛰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올 시즌 너무 잘하니까 팬들의 응원부터 다르다. 역전승을 거두는 경기도 많다 보니 원래는 8회쯤 나가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끝까지 남아서 응원하신다. 그 광경을 보면서 '우리가 잘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원래도 쉽지 않지만 최근엔 표를 구하는 것이 정말 어렵다"며 KIA의 뜨거운 응원분위기를 전했다.

▶올 시즌 KIA 가을야구 갑니다

그렇다면 이다혜 치어리더가 생각하는 KIA의 올 시즌 성적은 무엇일까. 6월초 3위까지 치고 올라오던 KIA는 6월말부터 부진에 빠지더니, 7월초 5위로 떨어졌다. 6위와의 격차도 어느새 많이 줄었다. 올 시즌 가을야구 진출마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이다혜 치어리더는 "그래도 가을야구는 갈 거라고 생각한다. 치어리더 일을 시작한 후 KIA가 가을야구를 한 번도 못 갔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자신감의 이유는 이다혜 치어리더의 직관(직접 관람) 승률에서 기인한다. 그녀는 "팬으로서 직관을 갔을 때 승률이 좋다. 가족끼리 야구장에 갔을 때 진 적이 한 번도 없다. 올해 들어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다. 역전승도 많다"며 눈빛을 반짝였다.

이다혜 치어리더.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이다혜 치어리더.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자신감을 내비친 이다혜 치어리더는 KIA가 가을야구를 갈 경우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의 '코카인 댄스'를 약속했다. 이다혜 치어리더는 지난 3월 프로축구 전북 현대의 시축 행사에 참여해 코카인 댄스를 춰 팬들의 큰 호응을 받은 바 있다.

"가을야구 공약으로 팬분들이 원하시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지 할 것이다. 챔피언스필드에서 코카인 댄스를 추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인터뷰 下]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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