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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2박 2일] 42번 국도를 따라서
여름과 떠난 길, 가을과 함께 돌아오다

국도에 대한 상식 한 가지. ‘홀수 국도는 국토를 종단하고 짝수는 횡단한다.’ 그래서 홀수 국도는 평이하고, 짝수 국도는 변화무쌍하다.

횡단하는 국도 중 가장 극적인 도로를 꼽으라면 42번 국도다. 한반도의 가운데를 횡단해 인천과 동해시를 연결한다. 인천에서 원주까지는 익숙한 도시풍경이 대부분이다.

왕복 4차선, 6차선으로 몸부풀리기도 한다. 그러나 일단 원주를 지나면 모습이 180도 달라진다. 분위기 아련한 시골길이다. 종착지까지 왕복 2차선이다. 횡성-평창-정선 등 강원도의 깊은 산골마을을 지난다. 아름답다. 길가에 명소도 즐비하다. 드라이브를 겸한 여행으로 안성맞춤이다.

준비


평창읍 인근에서 1박, 동해시, 강릉 정동진 혹은 삼척시 등에서 2박을 한다. 평창읍에는 장급여관뿐이다. 평창장(033-332-3677), 노성장(333-4661), 로얄장(333-8001), 백오파크장(333-6621) 등이 있다. 분위기를 원한다면 평창읍 직전의 뇌운계곡을 찾는다. 아름다운여행(332-7907), 뇌운산장(332-8971), 돌뫼농원산장(332-1220), 구름속의산책(332-3716) 등 수준 높은 숙소들이 많다.

동해시, 정동진, 삼척시에는 숙박시설이 풍부하다. 피서객이 빠진 뒤여서 더욱 여유가 있다. 고급 숙박시설을 꼽으라면 정동진의 썬크루즈(610-7000)다. 숙박료가 비싸다. 동해시에는 독특한 숙박시설인 망상오토캠핑리조트(530-2690)이다. 서구적인 캠핑장이다. 삼척에서는 새천년도로변에 새로 문을 연 팰리스관광호텔(575-7000)이 고급 숙박시설로 꼽힌다.

험한 고개를 10개나 넘어야 하는 거친 여정이다. 반드시 가장 숙련된 운전자가 핸들을 잡아야 한다.

출발 (오후 6시30분)


영동고속도로 새말IC로 빠져 우회전, 약 1㎞를 가면 원주쪽에서 들어오는 42번 국도를 만난다. 본격적인 여행의 시작이다. 처음 만나는 고개는 전재. 전재를 넘으면 찐빵으로 유명한 안흥마을(횡성군 안흥면)이다. 찐빵집이 셀 수 없이 많다. 원조집은 마을 한가운데에 있는 심순녀씨네 안흥찐빵집(033-342-4460)이다. 한 박스 산다. 하나를 먹기 시작하면 계속 손이 간다. 저녁식사 대용으로 충분하다.

걸쭉한 저녁을 원한다면 안흥면에서 강림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횡성한우, 안흥찐빵에 이어 횡성의 3대 먹거리에 들어가는 강림순대를 찾는다. 강림순대집(342-7148)이 유명하다. 순대도 먹고 순대국밥도 먹는다. 오후 9시까지 입장하는 손님만 받는다. 저녁에는 미리 전화를 해 놓아야 한다. 밥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안흥에서 평창까지는 그리 멀지 않다. 서두를 필요가 없다. 식곤증이 몰려올 수도 있으니 천천히 거북이 운전.

동강 드라이브 (토요일 오전 8시)


평창읍을 떠나 미탄면을 지나면 비행기재가 나온다. 과거에는 정말 위험한 고갯길이었는데 이제는 밑으로 터널이 뚫렸다. 터널을 지나 조금 진행하면 강을 가로지르는 광하교. 광하교를 기준으로 상류는 조양강, 아래로는 동강으로 이름이 바뀐다.

광하교를 건너 오르막을 조금 오르면 좌회전하는 평면 교차로다. 동강으로 들어가는 입구다. 포장과 비포장이 섞인 강변도로를 타고 드라이브를 한다. 지난해 수해로 망가진 길을 복구하느라고 굴삭기들이 굉음을 낸다. 뼝대라고 부르는 석회암 절벽이 아름답다. 운치리까지 들어갔다가 되돌?나온다. 중간중간 물가에서 쉰다면 3~4시간은 잡아야 한다.

강원 산골 별미로 점심 (정오)


정선읍내에서 점심을 먹는다. 구수한 산골음식이 많다. 황기족발, 콧등치기국수, 올챙이국수, 막국수, 곤드레밥, 감자 옹심이 등이다. 정선황기보쌈(033-563-8114), 정선황기막국수(563-0563), 동광식당(563-0437) 등이 황기족발과 콧등치기국수를 잘한다. 곤드레밥은 동박골식당(563-2211), 싸리골식당(562-4554) 등이 유명하다. 맛도 좋지만 양도 (엄청) 많다. 부른 배를 잠시 다독인다.

아우라지-송천-오장폭포 (오후 1시30분)


정선읍에서 조양강 강변도로를 타고 동진한다. 풍광이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다. 강 왼쪽을 끼고 달리던 길이 다리를 타고 강을 가로지르려 한다. 다리 직전에서 좌회전한다. 정선아라리의 고향인 아우라지이다. 태백에서 발원한 골지천과 오대산에서 시작된 송천이 어우러지는 곳이다. 예전에는 두 물줄기가 모두 명경지수였는데 도암댐이 물을 막으면서 송천쪽의 물색이 많이 바랬다.

아우라지에서 구절리 쪽으로 계속 차를 몰고 들어간다. 약 20분을 달리면 구절리를 지나 오장폭포를 만난다. 마치 하늘에서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주는 폭포이다. 폭포 아래 사람이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었는데 지난 해 수해로 쓸려 내려갔다. 아우라지로 다시 나간다.

백복령(오후 4시)

정선의 여량에서 큰너그니재, 작은너그니재(일명 너근령)를 넘으면 임계이다. 임계에서 동해로 들어가려면 백복령이라는 큰 고개를 넘어야 한다. 험한 길이지만 아름다운 고갯길이다.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무릉계곡(오후 5시)


국민관광지 제1호이다. 백복령을 넘으면 동해시 삼화동. 오른쪽으로 무릉계곡 입구가 보인다. 입구에서 왕복 2시간 정도를 투자하면 트레킹 코스의 종착지인 쌍폭과 용추폭포를 볼 수 있다. 날이 어두워진다면 계곡 입구의 무릉반석과 삼화사 정도에 만족해야 한다.

밤바다와 생선회(오후 7시)

피서철이 끝난 바다는 이제 깊은 고요함으로 다가온다. 특히 밤바다는 더욱 그렇다. 삼척, 추암, 망상, 정동진 등 이 일대의 밤바다는 여행객을 위한 편의시설이 훌륭하다. 특히 정동진은 라스베이거스를 연상시킬 만큼 밤풍경이 화려하다. 밤바다를 거닐다 산오징어를 포함한 생선회를 먹는다. 바다가 보이는 창이 있으면 더욱 좋을 듯. 파도가 잔잔하다면 수평선을 훤하게 밝히는 고깃배의 어화(漁火)를 볼 수 있다.

일출과 동해안 명소 여행(일요일 오전 5시 30분)


31일 동해안 일출 예정 시간은 오전 6시. 일찍 일어나기에 피곤하다면 잠시 눈꼽만 띠고 바닷가에 섰다가 다시 잠을 청한다.

동해안에는 명소가 많다. 정동진에서 조금 북상하면 등명낙가사. 서울의 중심에서 정동쪽에 자리잡은 절이다. 절마당에 유명한 샘물이 있다. 안보공원도 아이들이 볼 만한 곳. 군함과 북한의 잠수함 등을 전시해놓았다. 단경골에서 땀을 좀 식히고, 강릉의 보배인 참소리 박물관에 들른다. 한 개인이 에디슨의 발명품 및 소리나는 모든 물건을 모아 놓은 곳이다.

점심식사 후 출발 (오후 1시)

경포대 인근의 초당두부(초당두부집 033-652-2660)로 점심을 해결한다. 우리나라 어떤 관광지에도 있는 손두부집의 원조다. 마지막으로 바다를 둘러본 뒤 일찍 출발한다. 귀경은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한다. 휴일이면 어김없이 밀리는 길이다. 지금까지 운전했던 베테랑은 조금 쉬고 다음 운전자가 핸들을 잡는다.

/글·사진=한국일보 권오현 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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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09/01 10:24:18   수정시간 : 2013/04/25 11: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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