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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노진주 기자] 시간은 거슬러 2002년 한·일 월드컵. 영원히 회자될 4강 신화의 시작은 이제는 영면에 든 유상철 전 감독의 발끝이었다.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은 7일 췌장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향년 50세.

유 전 감독은 2019년 11월 췌장암 4기 판정을 받은 후 1년 7개월 동안 투병을 이어왔다. 병마와 싸우는 와중에도 인천의 K리그 1부리그 잔류를 성공시키며 한 차례 기적을 보여줬던 그는 최근 방송에 나서 “그라운드로 다시 돌아오겠다”는 다짐을 전했지만, 안타깝게도 두 번의 기적은 없었다.

그는 선수 시절에도 ‘기적의 사나이’였다.

1994년 울산 현대 입단을 시작으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유 전 감독은 공격과 수비 능력을 두루 인정받으며 멀티 플레이어로 이름을 날렸다. 프로 첫해 수비수로 K리그 시즌 베스트 11에 선정됐고, 1998년엔 미드필더, 2002년엔 공격수로 베스트 11에 뽑힐 정도였다. 1998년 K리그 득점왕(15골) 출신이기도 하다.

2002 한일월드컵 폴란드전 골 이후 세리머니를 하는 유상철. ⓒAFPBBNews = News1
실력이 되는 유상철 전 감독은 월드컵에서 더 빛났다. ‘4강 신화 기적’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2 한일 월드컵 폴란드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추가골을 작렬하며 한국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후반 초반 벼락같은 중거리 골을 터트렸다.

유 전 감독의 쐐기골로 한국은 역사적인 월드컵 첫 승리를 무난히 따낼 수 있었다. 경기 전 폴란드의 승리를 점치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승자는 한국이었고, 그런 기적을 만든 중심에는 유 전 감독이 있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땐 와일드카드로 출전해 8강 진출에 기여하기도 했다.

이후 2006년 현역 은퇴한 유 전 감독은 지도자 길을 걸었다. 역시나 기적을 썼다. 2019년 11월 췌장암 판정을 받고도 인천 유나이티드의 K리그1 잔류를 위해 감독직을 놓지 않았던 그는 팀을 잔류시키는 데 성공했다. 자신이 갑자기 나가면 팀이 망가질 것을 우려했던 유 전 감독은 끝내 임무를 다했다.

안타깝게도 이제 유 전 감독은 역사에 남게 됐다. 최근 방송에서 호전된 모습으로 긍정적인 미래를 그렸지만, 급격히 악화된 병세로 결국 우리의 곁을 떠나 하늘의 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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