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준(왼쪽) 이동경ⓒ연합뉴스
[스포츠한국 노진주 기자] 이동준과 이동경이 결승골을 합작하며 벤투호로 월반할만한 실력을 갖췄다는 것을 증명했다.

A대표팀(감독 파울루 벤투)은 12일 오후 8시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대표팀(감독 김학범)과의 ‘2020 하나은행컵 스페셜매치’ 2차전 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형’ 벤투호는 1차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앞선 경기에서 벤투호는 후반 중반까지 1-2로 끌려가다 경기 막판 이정협의 극적인 골에 힘입어 가까스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벤투 감독이 주문하는 빌드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여기에 후반에 수비까지 흔들리면서 A대표팀은 ‘아우’ 김학범호에 일격을 당할 뻔했다.

그러나 이날 벤투호의 공격 작업은 비교적 매끄러웠다. 전반에 짧은 패스, 긴 패스, 여기에 세트피스 킥에서까지 정확성을 띠고 있었다. 하지만 마무리가 되지 않아 시원한 듯 답답한 경기를 했다.

전반 4분 왼쪽 측면 공격수로 출전한 김인성이 후방에서 길게 올라오는 롱패스를 매끄럽게 받아낸 후 문전으로 패스, 이를 받아낸 이동경이 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김인성이 공을 받는 과정에서 약간 앞서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와 골로 인정되지 않았다.

전반 31분에는 세트피스 상황을 이용해 권경원이 골을 노렸다. 코너킥 상황에서 주세종이 정확한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권경원이 높은 타점으로 수비를 따돌리고 헤더 슈팅을 날렸다. 그러나 볼은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이후 3분 뒤 권경원은 한 차례 더 헤더골을 노렸다. 이번에는 골대 불운에 울었다.

이때 해결사로 벤투호에 새롭게 합류한 ‘김학범 감독의 제자’ 이동준과 이동경이 나섰다.

후반 10분 역습상황에서 볼을 따낸 이동준은 상대 수비가 몇 없는 상황에서 빠르게 문전으로 볼을 끌고 들어갔다. 이때 올림픽대표팀의 맹성웅이 옆에서 공격을 끊으려 몸싸움을 시도했다. 이에 한 차례 중심을 잃은 이동준이지만, 넘어지지 않고 왼쪽에 있던 이동경에게 볼을 내줬다. 패스를 건네 받은 이동경은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이후 완전히 흐름을 탄 A대표팀은 후반 43분, 45분에 각각 이주용과 이영재의 추가골까지 더해지며 완승을 따냈다.

이동준과 이동경은 올해 2월 김학범 감독의 부름을 받고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선수권대회에 참가해 팀 우승에 크게 일조했다. 그때부터 존재감을 드러낸 두 선수는 스페셜 매치를 앞두고 전격 벤투호에 합류했다.

김학범호에서는 두 선수가 활약했지만, 벤투호 체제에서도 제 기량을 발휘할지는 그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했다. 한 단계 위로 올라오게 되면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동준과 이동경에는 결승골을 합작하며 벤투호에 합류할 자격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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