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한국 축구사 가장 빛나던 순간인 2012 런던 올림픽. 그 속에 김현성 역시 구성원으로서 기적의 순간을 일궈냈고 그의 미래는 앞으로 창창할 것으로만 기대됐다.

하지만 생각보다 성장세는 더뎠고 부산 아이파크 이적 이후에는 2시즌간 고작 리그 7경기 출전에 그칠 정도로 부상으로 고생했다. 김현성의 표현을 빌리자면 “마음이 무너지기도 했다”고.

3년만에 K리그 득점을 신고한 왕년의 유망주 김현성은 오랜 부상의 터널을 뚫고 드디어 빛을 마주하려 한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부산 아이파크는 10일 오후 7시 경기도 성남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8 K리그2 16라운드 성남 원정에서 후반 37분 터진 김현성의 결승 중거리포로 1-0으로 승리했다.

김현성의 골은 극적인 순간에 터졌다. 성남이 홈무패를 이어가기 위해 맹공을 퍼부으며 부산이 열세 속에 버티기에 전념하던 후반 37분 성남의 중앙 수비수 연제운이 백패스에 쉬운 볼트래핑에 실수를 범하며 흐른 공을 부산 공격수 김현성이 과감한 왼발 중거리슈팅을 때렸다. 이 공은 성남 수비의 발을 맞고 굴절됐고 그대로 성남 골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김현성의 마지막 골은 2015년 7월으로 무려 3년만에 K리그 복귀골이었다. 어쩌다 2012 런던 올림픽의 몇 안 되는 멤버에 포함될 정도로 뛰어났던 유망주가 이렇게 된 것일까.

2012 런던 올림픽 세대는 현재까지도 대표팀의 핵심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하는 신태용호에도 기성용, 구자철, 김영권, 정우영 등이 포함돼있다. 김현성 역시 당시 뛰어난 유망주로 동메달에 힘을 보탰고 그의 미래가 매우 기대됐다.

하지만 FC서울의 두터운 스쿼드에서 교체멤버로만 활용됐고 결국 주전 기회를 찾아 2부리그로 강등된 부산으로 이적했지만 이번에는 부상이 그를 가로 막았다. 김현성은 부산에 입단하자마자 무릎으로 인해 10개월 가량을 고생했고 지난해에는 4월까지 잘 뛰다 이번에는 발목 수술을 받으며 13개월을 쉬어야했다. 잘나가던 유망주는 어느덧 29살이 됐고 그렇게 잊혀지나 했다.

김현성 스스로도 포기할 뻔 했다. 성남전 후 인터뷰에서 김현성은 “프로 10년차인데 축구를 하면서 가장 힘든 시기였다. 부상으로 고생하면서 희망을 품었다가 다시 절망했다가를 반복하다보니 마음이 완전히 무너지기도 했었다”며 아팠던 과거를 회상한 김현성은 “하지만 주위에서 믿고 기다려주신 분들이 계셨다. 떠나신 조진호 감독님, 지금 이렇게 기회를 주신 최윤겸 감독님 같은 분들이 믿어주셨고 기회를 주셨다”며 자신과 함께한 지도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나을만해서 뛸만하면 또 부상이 반복되며 부산 입단 3년차지만 아직까지 고작 리그 12경기 출전이 전부다. 그정도로 김현성은 부상에 신음했지만 끝내 돌아와 중요한 순간 부산에게 값진 승점 3점을 안겼다.

이제 막 골까지 넣었는데 K리그2는 월드컵으로 인해 20일가량 휴식에 들어간다. 그럼에도 김현성은 이 시기를 더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부상당하지 않는 몸상태로 만든다는 다짐.

“정말 승격싸움이 치열하다는 것을 부산 3년차로서 몸으로 느낀다. 승격만이 목표다. 공격 포인트 욕심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다치지 않고 올 시즌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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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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