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제공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15 대한축구협회 선정 ‘올해의 선수상’, ‘신태용호의 첫 주장’ ‘2014 브라질 월드컵 주전 수비수’.

이렇게 화려한 수식어를 가진 김영권의 이름이 사라졌다. 최근까지 소속팀 광저우 헝다 경기에서는 뛰고 있는 김영권의 이름은 12일 발표된 한국대표팀 명단에 없었다. 대표팀에 선발됐다면 23명 중 6번째로 많은 대표팀 출전 경력(50회)을 가졌을 베테랑 김영권은 이번 대표팀 제외로 사실상 월드컵 출전도 힘들어졌다.

▶이적 안한 김영권, ACL만 나오고 있다

중국 리그는 지난해부터 외국인 선수를 5명 출전에서 3명으로 확 줄였다. 그러다보니 김영권도 주전 기회를 잃었고 지난해 고작 리그 4경기 출전에 그쳤다. 공격에 외국인 선수를 집중하다보니 김영권에게 출전 기회는 없다.

명백히 이적을 도모해야했지만 김영권은 높은 몸값 탓에 이적하지 못했고 올시즌도 광저우에 잔류했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가 이미 넘쳐나는 탓에 외국인 제한이 없는 ACL에만 출전 중이며 리그 경기에서는 출전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홍정호, 박주호 등은 최근 오래 쉬었어도 그래도 월드컵을 앞두고 국내리그 복귀를 택하며 신태용 감독이 뽑을 수 있는 명분이라도 줬다. 하지만 김영권의 경우 리그 경기에 조차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월드컵에 나갈 가능성이 높은 3월 A매치 명단에 뽑히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동아시안컵서 ‘배려’해준 김영권, 1월 마지막 테스트에서 떨어졌나

신태용 감독의 김영권에 대한 믿음은 대단했다. 자신의 대표팀 감독 부임 첫 경기였던 이란과의 9월 A매치 당시 김영권에 주장 완장을 안긴 것으로 설명된다. 이때 김영권이 이후 인터뷰에서 ‘관중 논란’을 만들었음에도 신 감독은 이어진 우즈베키스탄 원정에서도 풀타임 기회를 줬다.

또한 K리거가 소집될 수 없었던 10월 A매치에서도 변형 스리백을 시도하며 김영권에게 왼쪽 풀백을 맡기는 실험대상으로 쓸 정도로 기량에 대한 믿음이 컸다. 하지만 지난 12월 동아시안컵에서 돌연 명단에서 제외됐고 신 감독은 “김영권이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어하지 않나 했다.유럽원정을 다녀오면서 힘들어했다. 또 체중을 많이 줄여서 오라고 했다. 안정을 주기 위해 제외했다”라고 설명했다.

이후 한국은 동아시안컵 우승을 차지했고 1월 터키 원정에서 김영권도 소집됐지만 최약체였던 몰도바전에 나온 이후 나머지 2경기는 아예 나오지 못했다. 김민재라는 강력한 대체자가 떠오르고 굳건한 장현수가 있지만 그래도 세 번째 수비수에는 뽑히지 않겠나 했지만 홍정호, 윤영선에 밀려 이번 대표팀 명단에 탈락한 것이다.

결국 정황상 동아시안컵 당시 배려해서 명단에 발표하지 않았고 이후 기대를 갖고 1월 대표팀에 소집했지만 몰도바전 이후 어떤 이유로 신태용 감독의 마음에서 멀어졌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올해의 선수, 캡틴, 중국리거의 선두주자의 몰락

김영권은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2015년 손흥민, 기성용 등을 넘어 대한축구협회 선정 올해의 선수상에 선정됐다. 또한 2012년부터 광저우에서 뛰며 어느덧 7년차 중국리거로 중국리그에서 뛴 한국 선수 중 역대 가장 오래 뛴 선수이기도 하다.

여기에 신태용 감독의 국가대표 데뷔전 주장까지 수행하고 A매치는 50경기나 나올 정도로 대표팀내에서 누구보다 믿음 받고 여러 감독을 거쳐도 꾸준하게 인정받던 선수였다.

하지만 김영권은 1월 전지훈련 이후 3월 유럽 원정 명단까지 탈락하고, 소속팀에서 불안한 입지가 계속되면서 몰락이 지속되고 있다. 화려했던 명성은 온데간데 없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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