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케인(24·토트넘)의 득점 행진이 무시무시하다.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 버금가는 골게터의 탄생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9월에 치러진 5경기에서 9골을 몰아넣고 있는 해리 케인. ⓒAFPBBNews = News1

케인은 올시즌에도 지난 2014~2015시즌 UEFA 유로파리그 AEL 리마솔(키프로스)전 이후 8월 무득점 징크스를 이어갔지만 9월이 되자 본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A매치 휴식기 이후 치러진 에버턴 원정에서 멀티골을 뽑아냈고, 지난 23일 웨스트햄 원정에서도 멀티골을 폭발시키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두 시즌 연속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이하 EPL) 득점왕다운 모습이다.

자국 리그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지난 시즌 케인은 부상으로 인해 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UCL) 조별리그 3경기에 출전해 2골밖에 기록하지 못했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지난 13일 도르트문트(독일)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고 26일 아포엘(키프로스)전에서는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2연승에 앞장섰다.

사실 토트넘의 올 시즌 UCL 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았다. 토트넘은 비교적 손쉬운 조에 속했다는 평가를 받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 등 다른 EPL 팀들과 달리 죽음의 조에 속했다. UCL 2연패를 기록한 레알 마드리드, 우승 후보로 손색없는 도르트문트와 한 조에 속하면서 올 시즌도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케인이 잉글랜드를 넘어 유럽 정복에 나서면서 세간의 평가가 뒤집히기 시작했다. 지금의 상승세라면 내달 18일 스페인(레알) 원정에서도 충분히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지난 시즌 AS 모나코(프랑스)와 레버쿠젠(독일)에 밀려 일찌감치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맛봤던 아쉬움을 날려버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토트넘은 아직도 리그 홈 승리가 없다 ⓒAFPBBNews = News1
물론 장밋빛 전망만 가득한 것은 아니다. 토트넘은 올 시즌 홈 승리가 두 번밖에 없다. 도르트문트(UCL)와 반슬리(EFL컵)를 상대로 승리를 따냈지만, 리그에서는 홈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 홈(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던 강인함이 웸블리에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케인도 웸블리에서는 활약이 저조하다. 케인은 9월에 치른 5경기에서 터뜨린 9골 중 7득점을 원정에서 뽑아냈다. 리그 홈 경기에서는 아직 골 맛을 보지 못한 상태다. 도르트문트전에서 멀티골을 뽑아내며 승리와 함께 징크스 탈출을 이끄는 듯 보였지만, EPL 강등 후보로 손꼽히는 스완지 시티전에서는 무득점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케인은 지난 시즌 리그 준우승의 주역이었던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 손흥민과 호흡이 완벽에 가깝고, 몸 상태도 최상에 가깝다. 슈팅과 결정력은 EPL을 넘어 유럽 최고를 바라보고 있으며 활동량과 스피드도 나쁘지 않다. 아직 24세에 불과한 만큼 성장하는 속도도 빠른 편에 속한다.

케인이 중심을 잡아줘야 동료들의 위력이 배가 될 수 있다 ⓒAFPBBNews = News1
케인이 지긋지긋한 웸블리 징크스를 떨쳐내는 데 앞장서야 한다. 올 시즌 홈 개막전이었던 첼시전과 스완지 시티전에서 골대를 맞추는 등 운도 따르지 않고 있지만, 이겨내야 한다. EPL 최고의 스트라이커 케인이 중심을 잡아줘야 알리와 손흥민, 에릭센의 위력도 배가 될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리그 홈 첫 승을 준비할 시간적 여유도 더해졌다. 토트넘은 30일 허더즈필드타운 원정을 떠난 뒤 10월 A매치 휴식기에 돌입한다. 내달 14일에서야 본머스를 상대로 홈 첫 승에 도전하고, 23일에는 강력한 우승 후보 리버풀을 웸블리로 불러들인다. 철저한 준비로 홈 최강자의 모습을 되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5경기에서 9골을 몰아치며 괴력을 선보이고 있는 케인의 활약이 절실하다. 그 괴력이 웸블리에서도 이어져야 리그 우승과 UCL 호성적이란 팀의 목표를 실현할 수 있다. 스포츠한국 이근승 객원기자 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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