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분명 이동국은 교체 투입돼 짧은 시간동안 임팩트 있는 공격을 했다. 골대도 맞추고 일대일 기회도 만들었다. 하지만 과연 후반 33분 이동국 투입은 상황상 옳은 선택이었을까. 차라리 그때만큼은 걸어 잠그는 교체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신태용호는 6일 0시(이하 한국시각) 우즈벡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10차전 우즈베키스탄 원정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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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같은 시각 열린 이란과 시라의 경기에서 이란이 2-2 무승부를 거두며 한국은 승점 15점으로 조 2위를 유지하며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의 대업을 이뤄냈다.

이날 한국대표팀은 같은 시각 이란과 시리아의 경기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 있었고 실제로 시시각각 상황이 변했다. 먼저 전반 13분만에 시리아가 선제골을 넣었을 때는 한국은 무조건 승리해야 조 2위가 될 수 있어 득점이 필요했다.

이를 알기에 전반 막판 장현수가 부상당했을 때 구자철을 투입하며 조금 더 공격적인 변화를 가져간 신태용 감독이었다.

하지만 이후 전반 종료직전 이란이 동점골을 넣고 후반 19분 역전골까지 넣으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이대로 이란이 이기거나 무승부를 해도 한국은 무승부에도 조 2위로 월드컵 진출이 가능했다.

물론 후반 초중반부터 무승부를 위해 수비하는 것은 행여 시리아가 역전할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좋지 않은 선택이었고 신 감독은 염기훈을 투입하며 분명 공격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실제로 염기훈이 투입된 후 한국 공격은 활기를 띄었다.

여기서 신 감독은 두 가지 선택지에 놓이게 된다. 염기훈 투입으로 공격이 활기를 띄면서 이동국, 김신욱 같은 장신 공격수로 염기훈의 크로스를 살릴 것인지, 아니면 후반 막판 시간대가 왔고 여전히 이란이 2-1로 시리아에 앞서 있으니 무승부를 지키는 방향으로 갈지였다.

신 감독의 선택은 공격이었고 후반 33분 이동국을 투입했다. 12분을 남기고 골을 넣어서 자력으로 가겠다는 의지 표명이었다. 이동국은 투입 직후 골대를 맞추는 헤딩은 물론 일대일 기회까지 맞이하며 활약했다. 분명 잘했다.

하지만 후반 막판 우즈베키스탄의 공격에 한국 수비는 흔들렸다. 특히 후반 추가시간에 우즈베키스탄의 파상공세 때는 거의 실점할 뻔도 했다. 게인리히의 슈팅을 김승규가 선방하지 않았다면 우즈베키스탄이 2위를, 한국은 월드컵 탈락을 할 뻔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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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후반 33분 이동국을 넣지 말고 수비수를 넣어 수비를 강화해 0-0 무승부를 확실히 가져가는 선택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물론 이 경우 시리아가 극적으로 역전할 경우에 최악의 선택이 될 수 있지만 약 12분을 남긴 상황에서 시리아가 이란 원정에서 역전하기란 쉽지 않다. 실제로 시리아는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은 넣었지만 역전하진 못했다.

아예 ‘이겨서 진출하겠다’는 목표였다면 염기훈 투입 동시에 연속 교체를 통해 좀 더 빠르게 타이밍을 가져가는 것도 좋았다. 이동국에게 정규시간 12분 출전은 활약도에 비해 너무 짧았다. 차라리 넣을거면 빨리 넣는게 좋을 뻔 했다.

물론 결과론이며 실제로 이동국이 들어갔고 골은 나오지 않았음에도 한국은 월드컵에 나갔다. 또한 이동국이 일대일 기회에서 골을 넣었다면 신태용 감독은 용병술에서 칭찬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일반론적으로 신태용 감독은 정작 지켜야하는 타이밍으로 보였던 후반 33분 이동국을 투입하며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그동안 신태용 감독은 ‘지지 않고 실점하지 않는 것’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정말지지 않고 실점하지 않아야하는 순간은 바로 이동국을 투입한 바로 그 시점이었다. 상대가 한명이 적었던 이란전도 아닌, 시리아가 선제골을 넣어서 한국도 득점이 필요했던 우즈벡전 초반이 아니라 바로 그 시점에서 반대되는 선택을 한 신태용 감독이다.

이동국을 쓰려면 차라리 염기훈 투입과 함께 일찍, 아니라면 ‘지켜야 하는 타이밍’에 지키는 운영의 묘가 아쉬운 신태용 감독의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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