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크스부르크의 지동원.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최근 견고함을 자랑하던 아우크스부르크의 방패가 뚫렸다. 예상치 못한 일격을 맞은 아우크스부르크. 팀을 위기에서 구한 것은 ‘날선 창’ 지동원(25·아우크스부르크)이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5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1시 30분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에 위치한 WWK 아레나에서 열린 프랑크푸르트와의 2016~2017 독일 분데스리가 13라운드서 1-1로 비겼다.

이날 경기 홈팀 아우크스부르크는 전반 시작부터 수비 라인을 최대한 뒤로 뺐다. 안방임에도 아우크스부르크가 이처럼 소극적 경기 운영을 했던 이유는 최근 3경기에서 수비에 무게를 두는 전술로 재미를 봤기 때문이었다.

지난달 5일 잉골슈타트와의 경기 이후, 아우크스부르크는 리그에서만 3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었다. 같은 기간 분데스리가의 그 어떤 팀도 3경기 연속 무실점 기록을 달성하지 못했다. 게다가 아우크스부르크는 올시즌 리그에서만 5차례의 무실점 경기에 성공했다. 역시 분데스리가에서 이 부문 1위다.

수비에선 분명 자신이 있었고, 성과도 냈다. 게다가 프랑크푸르트는 이날 경기전까지 리그 6위에 위치했을 정도로 기세가 좋았다. 가장 최근 경기였던 지난달 26일에는 강팀 도르트문트도 2-1로 꺾었기에, 자신감까지 충만한 팀이었다. 수비에 무게를 두는 전략은 아우크스부르크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아우크스부르크의 계획은 경기 초반부터 크게 틀어졌다. 전반 12분 프랑크푸르트 브라니미르 흐르고타의 반 박자 빠른 슈팅에 실점을 허용한 것. 전반전을 무실점으로 마친 뒤, 후반전을 도모하고자 했던 아우크스부르크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동점을 노렸던 아우크스부르크, 그러나 경기는 생각처럼 흘러가지 않았다. 올시즌 분데스리가 최소 득점팀(10득점)인 아우크스부르크의 공격은 무뎠다. 실점 이후 조금씩 활기를 되찾는 모습은 있었지만 게다가 올시즌 리그 최소 실점 부문 3위(10실점)에 오른 프랑크푸르트의 방패는 상상 이상으로 강해보였다. 최전방에서 고군분투하던 아우크스부르크의 지동원은 공격 진영에서 자주 고립됐다.

그러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었다. 오픈 플레이는 번번이 막혔지만, 한 방을 노릴 수 있던 세트피스가 바로 그 것. 이 반격의 중심에는 지동원이 있었다. 지동원은 코너킥 상황에서 페널티 박스 바깥에 머물렀다. 리바운드 된 공을 따내 중거리 슛을 노리고자 했던 것.

지동원의 노림수는 정확하게 통했다. 상대 수비수의 머리에 맞고 페널티 박스 바깥으로 튕겨져 나간 공은 지동원의 발 앞에 떨어졌다. 그는 침착하게 오른발로 공을 잡은 뒤, 재차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마무리 지었다.

득점을 통해 한 번 탄력을 받은 지동원은 전반 종반 유려한 드리블 기술을 선보이면서 아우크스부르크의 공격을 이끌었다. 그의 강세는 후반전에도 이어졌는데, 특히 후반 4분에는 상대 수비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어내며, 골키퍼의 키를 넘기는 칩 슛까지 선보였다.

최종적으로 지동원은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아, 해당 슈팅은 무위로 돌아갔지만 분명 날이 잔뜩 선 모습이었다. 결과적으로 지동원은 경기 종료 직전까지 상승세를 유지했음에도 불구하고 결승골에 실패했고, 그렇게 경기는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그러나 3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이 끊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우크스부르크는 연속경기 무패행진 기록을 ‘4’로 늘렸다. 방패가 아닌 ‘날선 창’ 지동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승점 획득, 기록 연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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