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핫스퍼의 손흥민.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손흥민(24·토트넘 핫스퍼)이 현지 매체의 날선 비판과 칭찬을 동시에 받고 있는 모습이다. 상당히 독특한 입장에 놓인 그다.

잉글랜드의 스포츠매체 HITC는 29일(이하 한국시각) ‘토트넘 최고의 선수가 최악의 선수로 변모하는 중이다. 손흥민은 다시 골칫거리로 전락하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해당 칼럼을 작성한 댄 쿰 기자는 “손흥민은 지난 27일 첼시와의 리그 경기에 선발 출전했지만 후반 19분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나갈 때까지 단 한 차례의 공격 찬스는 물론 슈팅조차 만들어내지 못했다”라고 비판했다.

시즌 초반 손흥민은 말 그대로 ‘최고의 선수’였다. 9월 5차례의 공식경기에서 무려 5골1도움을 기록한 것. EPL 사무국이 선정한 ‘9월의 선수’로 그가 뽑힌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9월 이후, 그의 상승세는 크게 꺾인 모습. 실제로 쿰 기자는 “10월 A매치 기간 이후의 손흥민과 9월 손흥민은 같은 선수가 아닌 듯했다”며 “9경기 연속 득점은 물론 도움 조차 전무한 상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쿰 기자는 “현재 손흥민은 위협적인 선수가 아니다”며 “심지어 팀 전력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손흥민은 지난 9월 28일 CSKA 모스크바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 득점 이후,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공식 경기로는 10경기 연속, 리그에서는 7경기 연속 무득점이다.

HITC는 지난 시즌에 이어 올시즌에도 손흥민의 부진이 계속될 경우,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변화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쿰 기자는 “현재로서는 손흥민의 대안이 마땅치 않아 그를 데리고 있을 수밖에 없지만, 그가 지난 시즌에 이어 계속해서 부진하다면, 포체티노 감독 역시 변화를 모색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토트넘이 손흥민을 타 팀으로 이적시키는 것까지 고려할 수 있다는 것.

공격수임에도 2개월 간 한 차례의 득점을 올리지 못한 부분은 비판을 받을 소지가 충분하지만, 같은 경기를 보고도 손흥민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현지의 의견도 있었다. BBC의 간판 축구 프로그램인 ‘매치 오브 더 데이(MOTD)'의 고정 패널인 필 네빌은 손흥민의 경기력이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던 것.

27일 토트넘과 첼시의 리그 경기 직후, 필 네빌은 “전반전 토트넘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그 중심에는 좌측 날개로 출전한 손흥민이 있었다. 첼시의 빅터 모제스와 세자르 아즈필리쿠에타 사이를 수차례 파고들며, 많은 문제를 야기했다”며 “모제스는 손흥민 탓에 깊게 내려앉았고, 전반전에는 제대로 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적어도 전반전 손흥민의 경기력만큼은 토트넘 선수들 가운데 가장 빛났다는 지적인데, 이는 충분히 자신감을 가져도 될 부분이다. 게다가 MOTD의 전문가들은 첼시가 전반 종료 직전에 터진 페드로의 동점골 이후, 후반 시작과 동시에 강한 압박을 펼쳤다고 지적했다. 이는 손흥민이 후반전에도 전반전과 같은 위협적 플레이를 할 수 없었던 한 가지 이유가 될 수 있는 것.

자신을 향한 비판과 칭찬이 혼재된 현재 상황은 집중포화를 맞는 상황 보다는 낫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10월부터 이어진 공격 포인트 침묵이 계속된다면, 그나마 가지고 있던 칭찬의 지분마저 사라지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 따라서 해결책은 간단하다. 득점으로 현지의 비판 여론을 잠재우는 방법 이외에는 달리 묘수가 없어 보인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