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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전반 44분이었다. 구자철은 ‘패스 마스터’인 사비 알론소가 마치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지듯 패스 실수를 범한 그 완벽한 기회를 날리고 말았다.

하지만 구자철에게 ‘두 번째 기회’는 있었다. 후반 22분 구자철은 다시 찾아온 완벽한 기회에서 만회골을 넣으면서 리그 첫 골을 넣은 것은 물론 팀의 영봉패를 피하게 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29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10시 30분 독일 WWK 아레나에서 열린 2016~2017 독일 분데스리가 9라운드 바이에른 뮌헨과의 홈경기에서 1-3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그야말로 압도당한 경기였다. 아무리 홈경기라 할지라도 상대는 세계 최강팀으로 여겨지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 전반전 종료 후 드러난 0-2의 스코어, 그 이상의 경기 기록들(점유율 26:74, 슈팅수 2:8)은 아우크스부르크가 얼마나 뮌헨의 적수가 되지 못했는지 잘 드러낸 단면이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후반에도 골을 내주며 결국 0-3 완패를 당하고 말았다. 하지만 어느팀이든 분명 90분을 뛰다보면 한 두 번의 기회는 가지게 되며 그 기회를 살리게 되면 기적을 만들 수 있다. 아우크스부르크에게는 전반 44분 나온 바로 그 장면이었다.

전반 44분 왼쪽공격을 이어가던 아우크스부르크는 이내 공을 빼앗겼다. 오른쪽 풀백 필립 람은 공을 뺏은 후 페널티박스 안에 있던 사비 알론소에게 패스를 했고 알론소는 천천히 빌드업을 하기 위해 패스를 했다. 하지만 이때 ‘패스마스터’로 불리는 알론소가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

그의 패스가 너무 낮고 느렸고 마침 페널티박스 바로 밖에 있던 구자철에게 향한 것. 이날 오른쪽 윙으로 나왔던 구자철은 최전방 공격수로 나온 지동원과 함께 분전했지만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바로 이 패스미스가 구자철을 향했고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아직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조차 제대로 골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다.

구자철은 가슴 트래핑 후 그대로 오른발 슈팅을 반대편으로 시도했다. 하지만 이 슈팅은 다소 약하면서 노이어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상대 수비도 구자철을 막을 수 없었던 순간의 찰나에서 때린 슈팅이 막히고 만 것.

통한의 기회였고 이 슈팅이 막히면서 전반전은 0-2 득점없이 끝나고 말았다. 구자철로서는 완벽했던 기회를 놓쳐 마음속에 빚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빚을 잊지 않고 구자철은 되갚았다. 바로 후반 22분이었다.

지동원의 스루패스부터 시작된 왼쪽 공격에서 공이 여러번 튀면서 시선은 왼쪽으로 향했다. 이때 문전앞까지 간 상황에서 뒤에서 달려들어오던 다니엘 바이어가 문전 오른쪽에 홀로 있던 구자철에게 완벽한 패스를 넣은 것.

완벽한 기회였고 이 기회마저 놓치지는 않은 구자철이었다. 오른발로 완벽하게 밀어넣었고 0-3에서 영봉패를 면하게 했다. 바이어가 80%이상 만들어준 골이었지만 침착함을 잃지 않은 구자철도 분명 인상적이었다.

물론 전반 44분 기회를 놓치지 않았더라면 최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후반 22분 시즌 첫 골을 넣으며 조금이라도 팀에 마음의 빚을 보답한 구자철이었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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