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티의 라힘 스털링.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잉글랜드의 ‘신성’으로 불리는 라힘 스털링이 단 한 순간의 실책으로 인해 패배의 원흉으로 전락했다. 결정적인 순간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간 손이 문제였다.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는 15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1시 15분 잉글랜드 맨체스터에 위치한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과의 2015~2016시즌 EPL 26라운드에서 1-2로 패했다.

이날 경기는 리그 우승을 노리는 맨시티에 있어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상대가 리그 2위인 토트넘이었기 때문. 지난 6일 리그 선두 레스터 시티에 1-3으로 패하며, 다소 주춤했던 탓에 이날 승리를 통해 경쟁팀들에 비해 뒤쳐진 승점을 벌어놔야 했다.

전반까지 우세한 흐름 속에서 경기를 치르던 맨시티는 후반전에도 우세한 흐름을 계속 끌고 가는 듯 했다. 하지만 믿었던 스털링이 범한 한 순간의 파울이 맨시티의 발등을 찍었다.

후반 7분 스털링은 페널티 박스 안쪽에서 대니 로즈의 크로스를 막기 위해 팔을 사용하며, 페널티 킥을 내줬다. 키커로 나선 해리 케인은 가운데로 강하게 밀어 넣으며 골망을 흔들었다.

스털링은 실점 이후에도 페널티킥 판정에 대해 억울함을 표시했지만, 중계 화면은 거짓을 말하지 않았다. 당시 상황을 느린 화면으로 확인 한 결과, 그는 팔꿈치를 들어 크로스를 의도적으로 막아냈다. 결과적으로 주심의 판정은 정확했던 것.

다소 어이없는 실책으로 선제골을 헌납한 맨시티는 중원에 무게감을 계속해서 실을 수 없었다. 동점골을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후반 21분 중앙 미드필더인 페르난두를 빼고, 공격수인 켈라치 이헤나쵸를 투입했다.

이헤나쵸는 후반 29분 득점에 성공하며 스털링의 부담을 덜어 주는 것은 물론 마누엘 폐예그리니의 마음을 흡족하게 했지만, 맨시티가 지은 미소는 오래가지 못했다.

페르난지뉴가 빠진 탓에 다소 중원이 헐거워진 맨시티는 역습 상황에서 후반 37분 토트넘의 에릭 라멜라에게 너무나도 쉽게 개인 돌파를 허용한 뒤 스루패스까지 내줬다. 공을 받은 에릭센은 침착한 오른발 슈팅을 통해 골망을 흔들었다.

두 번째 실점 장면은 라멜라의 돌파를 전혀 저지하지 못한 중원의 책임이 가장 컸다. 스털링과는 전혀 무관했다. 하지만 이렇게 중원이 얇아지게 된 데에는 첫 번째 장면에서 그가 범한 실책과 관련이 깊다.

즉 선제골 실점 후, 페르난두를 빼고 중원이 어쩔 수 없이 헐거워졌던 맨시티는 수비진을 보호할 선수가 페르난지뉴 한 명으로 줄어들었고 이는 역습에 상당히 취약한 상황으로 이어진 셈.

공격에 있어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했던 스털링은 패배가 확정된 후 고개를 숙인 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결국 선두 경쟁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했던 경기는 한 순간의 실수로 인해 틀어졌고, 맨시티는 지난 2008년 12월 이후 홈에서 2연패에 빠지는 굴욕을 겪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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