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웨인 루니.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조별리그 탈락과 1위 등극이 동시에 가능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다소 기묘한 상황에 처한 맨유의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은 과연 어떤 결말을 맺게 될까.

맨유는 오는 9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4시 45분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위치한 폭스바겐 아레나에서 볼프스부르크와의 2015~2016시즌 유럽축구연맹(이하 UEFA) 챔피언스리그 B조 조별 최종전을 앞두고 있다.

8일 현재 맨유는 2승2무1패(승점8)로 조 2위에 위치해 있다. 조 2위까지 주어지는 16강 티켓에 근접해 있는 것은 분명하나 최종전의 결과로 16강 티켓을 놓칠 확률도 여전히 존재한다. 조 3위 PSV 에인트호벤(2승1무2패, 승점7) 역시 최종전 결과에 따라 산술적으로 16강 진출이 가능하기 때문.

심지어 조 1위인 볼프스부르크(3승2패, 승점9)역시 탈락할 가능성이 있다. 승점 1점차로 경쟁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다. 다르게 해석한다면 맨유 역시 1위로 치고 나갈 수 있다. 볼프스부르크를 잡게 된다면 PSV의 결과와는 상관없이 조 1위가 확정된다.

일단 승리를 거둘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팀은 PSV다. 최하위인 CSKA 모스크바를 홈에서 상대하기 때문. 게다가 PSV는 홈에서 볼프스부르크와 맨유를 모두 꺾은 바 있다.

모스크바는 조별예선에서 2연패에 빠져있어 PSV가 승리할 확률이 높다. 따라서 PSV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맨유의 계산도 확실히 선다. 진출하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최종전에서 PSV와 같은 성적을 내야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승리가 아니면 그 즉시 조별탈락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맨유의 상황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최근 3경기에서 3연속 무승부를 거둔 부분도 문제이나 주축선수들의 부상 이탈이 더욱 큰 문제다. 말 그대로 ‘부상병동’이다. 알려진 부상자만 해도 7명(안토니오 발렌시아, 안드레 에레라, 필 존스, 마르코스 로호, 웨인 루니, 모르강 슈나이덜린, 루크 쇼)에 달한다. 또한 모두 주전급으로 분류되는 선수들이다. 특히 웨인 루니와 모르강 슈나이덜린의 부상이 뼈아프다.

‘주포’ 루니는 뜻하지 않은 발목 부상 탓에 이번 독일 원정에 참여하지 못했다. 이미 지난 6일 웨스트 햄과의 정규리그 경기에서도 출전하지 못했던 그였다. 비록 최근 부진했지만 맨유에서 루니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 것을 감안한다면 전력 손실은 불가피하다.

중원의 핵심인 슈나이덜린 역시 독일 원정 명단에 포함돼있지 않다. 그는 지난 6일 웨스트햄전에서 엉덩이 부상을 당하며 마이클 캐릭과 교체 된 바 있다. 맨유는 모든 대회를 통틀어 최근 5경기(2승3무)에서 5골을 기록하는 데 그치고 있지만 실점은 단 2점에 불과했다.

평균적으로 경기당 1골을 넣고 있는 셈인데, 이는 곧 실점은 곧 무승부 혹은 패배라는 의미와 같다. 실제로 맨유는 실점을 허용한 최근 4경기에서 1승1무2패를 기록하고 있다. 탄탄한 수비 조직력으로 최악의 상황을 면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승리가 절실한 맨유는 수비적인 공헌도가 높았던 슈나이덜린의 공백을 크게 느낄 수 밖에 없다.

영국 언론들은 연일 무승부를 거두는 데 급급한 루이스 반 할 감독의 전술을 비판하고 나섰다. 만약 볼프스부르크 전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조별리그에서 탈락한다면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비난 여론에 시달릴 것이 예상된다.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최악의 경우에 놓일 경우, 감독 경질까지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여론과는 달리 반 할 감독은 다소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지난 8일 경기전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감독의 입장에서도 쉽게 득점하지 못하는 현 상황에 대해 결코 기뻐할 수 없다”면서도 “단순히 시간의 문제일 뿐이다. (선수단이)최종전을 통해 우리가 (득점)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최종전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릴 때, 과연 맨유 선수들은 어떠한 표정을 짓게 될까. 탈락과 1위 등극 사이에서 긴장감이 극에 달해 있을 맨유 선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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