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윤지원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0·레알 마드리드)가 "메시와 상관없이 난 최고다"고 당당히 말했다.

그러나 그의 당당함은 전혀 거만해 보이지 않는다. 호날두의 '상관없다'는 말은 리오넬 메시(28·FC 바르셀로나)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사랑하고 인정하는 데 기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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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스포츠 전문지 키커는 4일(이하 한국시각) 호날두와의 독점 인터뷰를 통해 호날두의 자신감과 그 원천에 대해 다뤘다. '나에겐 내가 최고다(Fur mich bin ich der Beste)'는 제목은 그야말로 호날두를 나타내는 가장 적합한 표현이라는 지적이다.

호날두와 메시는 세계 축구 역사상 가장 흥미로운 친구이자 라이벌이다. 발롱도르와 국제축구연맹(FIFA)의 올해의 선수상이 통합되기 이전 호날두는 2008년 두 상을 모두 싹쓸이하는 영예를 얻었으나 바로 다음 해는 메시에게 돌아갔다.

통합된 이후인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메시가 독주했고, 호날두는 다시 2013년, 2014년 연속 수상해 자존심을 회복했다. 2008년부터 '세계 축구의 1인자'로 인정하는 상이 8년째 호날두와 메시의 2인 독주 체제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축구 팬들의 관심은 '상을 어떤 선수가 받을까'가 아니라 '호날두와 메시 둘 중에 누가 받을까'로 굳어졌다.

올해 어김없이 발롱도르 최종 후보에 두 선수가 나란히 포함된 가운데, 바르셀로나에 2014-2015 시즌 스페인 라리가와 코파 델레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개의 왕관을 안겨준 메시가 수상에 좀 더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호날두는 이런 예측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그는 "당신은 메시가 최고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혹자는 이니에스타가 최고라고 생각할 것이다. 나는 그런 생각을 존중한다. 왜냐면 나에게는 내가 최고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것은 거만함이 아니다. 자기 직업에서 최고가 되고자 하는 프로페셔널리즘에 기인한다. 호날두는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내가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은 내 커리어에서 내가 이루고자 하는 것을 이루게 해준다"고 말해 자신의 '프로 철학'을 밝혔다.

자부심은 자기애(愛)에서 나오고, 자기애는 관점의 중심을 나에게로 돌리면 생긴다. 호날두는 "경기에서 사람들이 휘파람을 불고 소리를 지르곤 한다. 그러나 그것은 내 자아 이미지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말한다. 타인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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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자신의 단점을 인정하는 것을 힘들다고들 말하지만, 자신이 잘 하는 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 또한 쉽지 않다. 호날두는 자신을 잘 알고 있다. 자신에 대한 앎은 성장의 원동력이 되는 법이다.

사람들은 호날두를 최고의 공격수로 사랑하지만 동시에 거만하다고 싫어하기도 한다. 호날두는 신경 쓰지 않는다. 그에게는 자부심을 뒷받침하는 재능과 노력이 있다. 그의 말이 전혀 허언으로 들리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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