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현 기자] 독일 분데스리가의 ‘절대 강자’ 바이에른 뮌헨이 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지난 2013년부터 리그를 제패 중인 뮌헨은 ‘리그 3연패’의 위업을 달성하며 독일을 넘어서 이제는 유럽의 정상까지 바라보고 있다.

뮌헨의 뒤를 추격하던 볼프스부르크는 27일(이하 한국시각) 독일 뮌헨글라드바흐 보르시아 파크에서 열린 뮌헨글라드바흐와의 2014~2015 분데스리가 30라운드 경기에서 후반 45분 막스 크루스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0-1로 패했다.

이로써 지난 26일 리그 30라운드에서 헤르타 베를린을 1-0으로 꺾었던 선두 뮌헨은 리그 4경기를 남긴 현재 승점 76점으로 승점 61점에 그친 2위 볼프스부르크의 잔여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했다.

지난 2013년부터 분데스리가 3연패다. 올시즌 늘 그렇듯 압도적이다. 어디서부터 뮌헨의 강력함이 나오는 것일까.

‘하인케스’호 의 유산 위에 우뚝 선 과르디올라

지난 2012~2013시즌 3관왕(유럽 챔피언스리그, DFB 포칼컵, 리그)을 달성하며 뮌헨의 역사적인 한 해를 창조했던 유프 하인케스(70·은퇴) 전임 감독은 뮌헨의 차기 감독에게 큰 부담이었다. 그 누구도 하인케스가 이뤄놓은 업적 이상의 성적을 꿈꿀 수 없을 것 같았다.

2013년 7월, 뮌헨은 트레블의 위대한 업적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하인케스를 대신해 바르셀로나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호셉 과르디올라(44·스페인)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영입했다.

과르디올라의 업적 역시 ‘노장’ 하인케스와 어느 정도 견줄만한 수준이었지만 사실 의문이 많이 따랐다. 과르디올라가 추구하는 이른바 ‘패스 축구’와는 달리 선굵은 축구로 리그와 유럽을 집어 삼켰던 뮌헨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뮌헨 선수들은 과르디올라의 새로운 전술과 시스템에 완벽히 적응했다. 하인케스의 ‘유산’이라 불리는 뛰어난 선수들과 융화를 이룬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난 시즌 리그 27경기 만에 우승을 확정지으면서 역대 최단 기간 정상에 오른 감독으로 자신의 이름을 역사에 남길 수 있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바로 4강에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을 만나 전술에서 완전히 밀려 맥없이 탈락했던 챔피언스리그에서의 성적이었다. 1,2차전 합계 0-5로 패한 탓에 경기 내내 패스 축구를 고집했던 과르디올라는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 없었다.

지난 시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과르디올라는 이번 시즌 뮌헨을 리그에서도 막강한 팀으로 만들었을 뿐 만 아니라 위기 관리능력까지도 더해져 한층 성숙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챔피언스리그 16강과 8강전에서 보여준 그의 능력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16강과 8강 1차전에서 각각 무승부와 패배라는 불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상대 전략을 간파하고 맞춤 전략을 통해 각각 7-0, 6-1이라는 대승을 거둬 결국 팀을 4강에 올려놓았다. 이는 과르디올라가 더 이상 패스만을 고집하는 감독이 아닌 팀의 상황과 상대 전술에 맞춰 유동적인 대응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주전과 비주전의 구분이 없는 선수진

이번 시즌 뮌헨은 유독 부상자가 많았다. 특히 팀의 주축으로 여겨지는 아르옌 로벤과 프랭크 리베리로 대표되는 ‘로베리’ 콤비가 동시에 가동되는 경우가 그 어느 시즌보다 드물었다. 특히 리베리의 경우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총 15경기의 리그 경기만 소화했을 뿐이다.

그럼에도 호성적을 낼 수 있었던 비결은 빈틈 없는 스쿼드라고 할 수있다. ‘로베리’가 빠진 자리에는 독일 대표팀 듀오 마리오 괴체와 토마스 뮐러가 자리했고 공격수 자리에는 이번시즌 도르트문트에서 데려온 막강한 공격수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가 부상 없이 꾸준히 득점하며 ‘로베리’의 공백을 말끔히 씻어냈다.

지난 22일 유럽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뮌헨이 포르투(포르투갈)를 상대로 역사적인 6-1 승리를 거둘 당시 ‘로베리’는 출전명단에 없었다. 두 골을 넣은 레반도프스키와 네 번째 골을 넣으며 쐐기를 박았던 뮐러 등이 높게 빛났을 뿐이다.

또한 바스티안 슈바인스타이거가 장기 부상으로 빠진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는 이번 시즌 레알 마드리드에서 데려온 경험 많은 노장 사비 알론소가 슈바인스타이거의 몫 그 이상을 해내면서 시즌 내내 뮌헨의 허리를 든든하게 받쳤다.

수비에서는 필림 람과 세바스티안 로데,하피냐 등등 다른 선수들의 부상에도 언제든지 대응할 수 있는 ‘멀티형’ 인재들이 즐비해 있어 리그에서 단 13실점만 허용하는 두터운 수비를 구축할 수 있었다.

풍성한 원정 성적과 경고 관리 능력

누구나 익숙한 환경에서는 좀 더 나은 능력을 발휘 할 수 있기 마련이다. 축구에서도 마찬가지다. 대다수의 팀이 상대적으로 편안한 분위기의 홈경기에서 원정 경기보다 성적이 좋다. 이 때문에 원정 승리가 리그 순위를 결정짓는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뮌헨 역시 원정 성적이 돋보인다. 30라운드 현재 15번의 원정에서 11승 3무 1패를 거둔 뮌헨은 승점 36점을 거뒀다. 이는 분데스리가 18개 팀의 원정 경기 성적 1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뮌헨 다음으로 원정경기 성적이 좋은 팀은 손흥민의 레버쿠젠으로 7승 4무 4패를 거둬 승점 25점을 거뒀다. 그럼에도 1위를 차지한 뮌헨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또한 30번의 리그 경기를 통틀어 퇴장이 한 차례만 나왔다는 점도 뮌헨의 호성적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뮌헨은 지난 2월3일 샬케와의 리그 19라운드에서 전반 17분에 퇴장당한 수비수 제롬 보아텡의 경우를 제외하고 수적 열세 속에서 경기를 진행한 사례가 없다. 11명이 하나가 되어 싸우는 축구에 있어서 퇴장은 경기 결과에 있어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수적 열세라는 불리한 변수를 안고 전술을 모두 변경 한 채 상대를 맞이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기당 파울 횟수도 분데스리가 18개 팀 가운데 최저인 11.3개에 불과하다.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팀들의 경기당 평균 파울 횟수가 15.18회임을 감안 할 때 이는 상당히 낮은 수치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뮌헨의 경고와 파울 관리 능력은 경기 내내 냉정함을 유지하며 경기에 어떠한 변수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챔피언의 철저함이 느껴진다.

이제 리그는 우승으로 마무리됐다. 거침없는 행보의 뮌헨은 이제 트레블을 노린다. 트레블로 가는 길에서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맞붙게 될 자타공인 최고의 구단 중 하나인 FC바르셀로나(스페인)다.

특히 과르디올라는 뮌헨을 이끌기 전까지 무려 네 시즌 동안 자신의 손으로 황금기를 만들어 낸 팀을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 가장 큰 부담으로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정작 과르디올라 감독 24일 스위스 니옹에서 펼쳐진 준결승 대진 추첨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준결승전에서는 언제나 강호를 만나게 된다. 다른 팀의 감독으로 바르셀로나를 만날 수 있어 기쁘다"며 크게 놀라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과연 여유가 넘치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독일의 ‘최강자’ 뮌헨이 바르셀로나를 넘고 최고의 영예에 도전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게 될지 축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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