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의 최종 입장을 전달한 만큼 나이키의 공식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대한축구협회가 글로벌 스포츠용품 업체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자존심 싸움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국가대표 유니폼 공식 후원업체 선정문제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축구협회는 나이키와 후원계약이 올해 말로 끝나게 됨에 따라 나이키에 재계약 조건을 제시하고 이번 달 22일까지 수락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우승련 협회 사업국장은 10일 "현재 공식 후원에 관심을 갖고 있는 업체는 우선협상권을 가진 나이키를 제외하고 아디다스 밖에 없다"며 "푸마의 경우 항간에 소문은 있었지만 직접 의향을 전달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우 국장에 따르면 축구협회는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통해 유니폼 재계약 조건에 대한 공식입장을 확정하고 나이키에 통보했다. 정확한 액수를 밝히진 않았지만 4년에 250억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나이키에 보낸 새로운 제안서에는 '블랙아웃' 조항을 뺐다고 덧붙였다.

블랙아웃은 대표 선수들이 공식 후원 브랜드와 다른 업체의 축구화를 신고 뛸 때 검은 펜으로 마크를 지우는 것을 말한다.

대표 선수들은 지난 5년 간 100차례 넘게 다른 업체의 축구화를 신어 '블랙아웃'조항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고, 위약금 역시 상당한 수준으로 알려져 새로운 스폰서 계약을 놓고 축구협회의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나이키와 배타적 협상기간(다른 업체의 제안을 받을 수 없는 기간)은 지난달 30일이었지만 축구협회 이사회 소집이 늦어지면서 이달 22일까지 연장됐다.

이에 따라 나이키는 22일까지 협회의 요구조건을 받아들이지 여부에 대해 확답을 줘야 하며 기간을 넘길 경우 협회는 아디다스 등 다른 업체의 제안을 공식적으로 받을 수 있게 된다.

이럴 경우 협회는 다른 업체들의 제안 내용을 우선협상권을 가진 나이키에 공지하게 되고, 나이키가 새로운 금액 이상을 제시하면 스폰서 계약을 맺게 된다.

나이키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일 수 있으나 꼭 그렇지 만도 않다는 게 협회의 평가다.

한국이 아시아시장에서 중요한 지역이긴 하지만 나이키가 공식 후원한 지난 12년 국가대표 유니폼 등 축구협회 공식 라이선스 제품의 판매가 소위 '짝퉁 제품'에 밀려 극히 저조한 상태다.

아디다스와 경쟁을 하는 나이키의 입장에서 한국시장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투자액 만큼 회수할 수 있느냐에 대한 경제성 문제도 무시할 수 없어 고민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축구협회의 분석이다.

한편 우승련 국장은 최근 아디다스가 4년간 293억원을 제안한 데 대해 "배타적 협상기간에는 다른 업체의 제안을 공식적으로 받을 수 없는 상황인데 아디다스가 갑작스레 팩스로 제안서를 보내와 당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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