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서 2천400만 달러의 복권 당첨자가 살해되자 가족들이 곧바로 재산다툼을 벌여 빈축을 사고 있다.

9일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05년 5천200만 헤알(약 2천400만 달러)의 복권에 당첨된 레네 세나(54)라는 남성이 괴한들에게 총격을 받고 살해되자마자 가족들 사이에 재산상속을 놓고 시비가 벌어졌다.

레네 세나는 지난 7일 오전 리우 데 자네이루 시 외곽 리우 보니토 지역에서 복면을 쓴 2명의 무장괴한들에게 얼굴 등에 5발의 총격을 받고 현장에서 사망했다.

레네 세나는 복권에 당첨되기 수년 전 당뇨병으로 하던 일을 그만둔 뒤 고속도로변에서 꽃을 팔아 간신히 연명하는 가난한 사람이었으며, 부인은 생활고 때문에 딸만 남겨두고 집을 나가버린 상태였다.

그러나 복권에 당첨돼 농장을 사들이는 등 살림살이가 갑자기 달라지자 평소 외면했던 형제와 친척들이 찾아오기 시작했으며, 레네 세나는 이들에게 현금을 주거나부동산을 구입해 주었다. 이러는 사이 25살 연하의 아드리아나 알메이다와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며 동거생활도 했다.

레네 세나의 사망 소식을 들은 아드리아나가 자신이 미망인이라며 재산상속권을요구하고 나서자 레네 세나의 딸(20)과 11명의 형제들이 "모르는 여자"라며 "유일한자식인 딸이 상속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아드리아나는 언론 인터뷰에는 응하지 않고 변호사를 통해 "레네 세나와 결혼을 하지는 않았지만 1년 전부터 함께 살아왔다"면서 "레네 세나가 모든 재산을 나에게 주겠다고 말했다"는 발언만 하고 있다.

그러나 현지 경찰은 아드리아나가 범행에 개입됐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조사 결과 범인들이 레네 세나의 일상생활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증거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강도범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가족들도 아드리아나가 범행을 사주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경찰의 심증이 현실로 입증될 경우 복권 당첨금을 노린 청부살인이라는 추악한 재산다툼으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숨진 레네 세나가 당첨된 복권은 매주 2차례 추첨을 실시하는 '메가 세나'(MegaSena)라는 종류로, 모든 세금을 공제한 액수를 기준으로 브라질 내에서는 가장 당첨금 액수가 가장 많다. 사망자의 이름이 복권 명칭과 같은 것도 묘한 우연의 일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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