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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워진 거미 귀에 착 붙네!
[엔짱] 3년만에 4집 앨범 '컴포트'로 컴백


사진=이춘근 기자 bestime@sportshankook.co.kr
스포츠한국 김성한기자 wing@sportshankook.co.kr

가수 거미는 일본어 삼매경에 빠져있다. 거미는 "2시간 공부하고 2시간 복습하고, 또 2시간 예습하면 하루가 훌쩍 지나요"라고 말했다. 사진=이춘근기자 bestime@sportshankook.co.kr

거미. 이보다 직설적인 이름이 또 있을까? 끈적한 리듬으로 마치 거미줄처럼 대중의 귀를 사로잡으라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거미는 2003년 데뷔 이후 꾸준하게 자신의 이름에 충실해왔다. 거침없이 내지르며 리듬감에 탄력을 더하는 거미만의 음색은 듣는 이의 귀에 착 붙어서 떨어질 줄 모른다. <기억상실><친구라도 될 걸 그랬어><아니> 등 절절한 이별 곡들은 사람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3년 만에 발표한 4집 앨범 <컴포트(Comfort)>로 돌아온 거미를 만났다.

▲ 변했다고요?

매 앨범이 나올 때 마다 '변화를 묻는 것'은 가수에게는 성가진 질문이 아닐 수 없다. 여전 스타일을 답습하면 "식상하다"는, 약간의 변화를 시도하면 "낯설다"고 아우성인 대중의 변덕스러운 취향 때문이다. 거미는 4집 앨범 발표와 함께 한동안 성가실 준비가 된 듯했다.

거미는 "다들 '왜 그렇게 변했냐?' 고 해요. 나는 하나도 안 변했다고 생각했는데. 한번만 듣지 말고 여러 번 들어보세요. 제가 왜 이렇게 얘기 하는 지 알 수 있을 거에요"라고 입을 열었다.

거미는 이번 앨범에서 일렉트로니카 장르의 유로 댄스 곡 <미안해요>를 타이틀 곡으로 정했다. 절절한 R&B곡을 내심 기대했던 팬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결정으로 다가갈 만하다. 내지르는 창법 대신 부드럽고 편하게 노래를 부른 것도 확연하게 달라진 모습이다.

전자음을 타고 거미가 가볍게 율동을 선보인다고 하니 골수 팬들은 "왜 그렇게 변하셨어요?"라고 아연실색할지도 모른다. 클럽 분위기가 물씬 나는 힙합 곡 <렛츠 겟 잇 파티(Let's get it party)>, 레게 풍의 <여기까지만>, 랩 실력을 뽐낸 <마지막 파티> 등의 곡은 새롭다 못해 낯설기까지 하다.

거미는 변화는 외향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노래를 부르는 마음과 스타일은 전혀 변하지 않았단다. 거미는 "예전에 불렀던 노래보다 더 슬퍼요. 눈물을 흘리고 펑펑 우는 것보다 속으로 삼키는 게 더 아프지 않나요? 내지르는 창법을 기대하시는 분들에게는 싱거울 수도 있겠지만 되새기면서 들어보면 울컥하는 기분이 들 거예요"라고 말했다.

▲ 그래요. 나 변했어요!

거미는 한결 편안한 모습이었다. 말을 천천히 쉽게 풀어서 했다. '흐흑'하며 수줍게 웃는 소리는 듣는 이의 마음도 누그러뜨렸다. 거미는 3년 동안 활동을 쉬면서 성숙이라는 무형의 가치를 온 몸에 흡수한 듯 했다.

거미는 지난해 소속사 YG 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을 하고 3개월 여 혼자 일본에서 보냈던 것이 세상을 관조하는 여유를 갖게 했다. 일본어 공부를 하고 평소 듣고 싶던 음악을 들으며 소일했다. 3개월의 시간이었지만 내적으로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많이 지쳐있던 자신을 달랠 수 있던 기간이었다.

거미는 "혼자 시간 보내는 법을 터득한 것 같아요. 운동하고 공부하고 음악 듣고…. 예전에는 혼자 있는 것이 싫었는데 요즘에는 혼자서도 바쁘게 이것 저것을 챙겨서 다해요. 사람들하고 지내는 것도 편해졌어요. 고민하고 욕심을 부려도 안 되는 일이 있다는 걸 인정해 버렸나 봐요"라고 말했다.

이번 앨범의 제목도 편안함, 안식을 뜻하는 '컴포트(Comfort)'로 정한 것은 이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번 앨범에서 주요 변화 포인트를 찾는다면 음악적인 외적 변화보다 세상을 향해 한결 편해진 거미의 마음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거미는 이번 앨범에서 노래를 듣는 사람들이 부담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고 싶다고 했다. 더불어 자신도 노래를 부르면서 편안함을 느끼고 싶어했다. 대표곡 <미안해요>에서 예전에 비해 고음은 없지만 더 깊은 슬픔을 표현하려 노력했다.

거미는 "제 노래는 팬들이 아무 때나 듣지 못한다고 했어요. 고음이 많아서 그런지 스트레스가 쌓였을 때나 안 좋은 일이 있을 때 시원하게 풀려고 찾는다고 하네요. 제 음악을 그냥 편하게 들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저도 부르면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고 편안함을 얻으려고 해요. 그래야 모두 좋잖아요"라고 말했다.

TOP·스토니스컹크 "우린 거미 라인"

가요계에도 라인이 뜬다?

가요계가 소속사별 동료간의 지원 열기가 뜨겁다. 거미의 4집 앨범에는 같은 소속사 YG 엔터테인먼트 소속 선후배 팀이 도움을 줬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빅뱅의 멤버 TOP의 <미안해요> 뮤직비디오 출연이다. TOP는 역시 같은 소속사인 박 산다라와 열정적인 키스 장면을 연기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TOP는 거미를 친누나 이상으로 따르고 있다. 이번 거미의 새 앨범 발표 소식을 듣고 뮤직비디오 출연을 자청했다. 대성은 거미에게 노래 교육을 받는 제자다. 거미는 "오랜 기간 같이 얼굴을 봐서 그런지 빅뱅 친구들이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여러 가지 상의를 해온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거미 앨범에는 레게 듀오 스토니스컹크의 도움이 있다. 타이틀 곡 <미안해요>는 본래 스토니스컹크의 쿠시가 부르기로 돼 있던 곡이다. 거미에게 더욱 어울릴 것 같다는 판단에 쿠시가 양보했다. 쿠시는 또 다른 수록곡 <환각>의 작사와 작곡을 맡기도 했다.

함께 연습생으로 오랜 기간 시간을 보낸 이들의 끈끈함은 YG만의 것은 아니다. SM 엔터테인먼트에 속한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는 후배 여성 그룹 소녀시대의 안무에 조언을 해주고 있다. 최근 데뷔한 신인 가수 아주는 같은 소속사 선배인 윤하에게 피아노를 배웠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장윤정도 같은 소속사 후배 박현빈이나 윙크의 활동에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콘서트와 디너 쇼 등에 게스트로 나서며 힘을 북돋아 주고 있다.

한 가요 관계자는 "연습생 제도가 뿌리를 내리면서 함께 가요계 선후배나 동료로 성장하는 경우도 부쩍 늘었다. 이들의 유대관계는 회사에서 맺어졌지만 회사를 떠나서도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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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8/03/11 07:39:23   수정시간 : 2020/02/07 19:2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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