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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스포츠한국 전성우 기자] 우리카드가 달리기 시작했다.

우리카드는 지난 21일 오후 7시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시즌 도드람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한국전력과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8-26, 25-20, 25-19) 승리를 거뒀다.

우리카드는 이번 승리로 인해 6승 11패(승점 21)를 기록, 최하위(7위)를 벗어나 6위에 올랐다. 지난 14일 현대캐피탈전, 18일 OK금융그룹전, 21일 한국전력전까지 3연승을 내달렸다.

표면적으로는 6위지만 남자배구 순위표는 현재 아주 촘촘하다. 우리카드(승점 21)와 4위 OK손해보험(승점 23)의 승점 차는 단 2점이다. 한 경기의 결과로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1위 대한항공(승점 30)과는 승점 9점 차다. 이제 리그가 반환점을 돌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리 크지 않은 차이다.

우리카드는 지난 시즌 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강팀이다. 그러나 이번 시즌 들어 2라운드 중반부터 5연패의 늪에 빠지며 힘든 시기를 보냈다. 세트 20점 이후 이해하기 힘든 부진 때문이었다. 위기 때 알렉스 페헤이라가 해결을 해주지 못했다고 정리하기엔 믿을 수 없을 만큼 역전패가 많았다.

그러나 하위권에 쳐져 헤매던 우리카드가 드디어 시즌 첫 연승을 일궈냈다. 게다가 3연승이다.

우리카드의 가장 큰 장점은 수비다. 리그에서 총 901개, 세트 당 10.152개의 디그를 기록하며 리그 전체 1위에 올라있다. 수비율은 16.15로 현대캐피탈(17.09)에 이어 리그 2위다.

신영철 감독. ⓒKOVO
이러한 탄탄한 수비에 공격력까지 얹으면 금상첨화다. 우리카드 공격의 중심엔 나경복이 있다. 이날 경기 21득점을 올린 ‘수훈갑’ 나경복은 이번 시즌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나경복이 기록하고 있는 공격성공률 54.37%는 리그 전체 4위, 국내 공격수 중 1위다. 최근 공격력은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지난 시즌 득점 2위, 공격성공률 2위를 기록하며 우리카드의 준우승을 이끈 알렉스도 있다. 이번 시즌 403득점을 기록 중인 알렉스는 득점 부문 리그 4위다. 블로킹성공률은 47%로 리그 전체 6위, 외인 선수 중 1위다. 분명 압도적인 실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시즌 알렉스의 공격성공률은 48.27%로 리그 8위에 불과하다. 지난 시즌의 54.85%와 비교하면 현저히 떨어진 수치다. 실제로 우리카드는 1469득점으로 리그 3위에 올라있지만 공격성공률은 49.19%로 리그 6위에 머물러있다. 공격 찬스가 많았지만 정확도가 낮았다는 뜻이다.

신영철 감독은 이를 ‘주포’ 알렉스의 부진 탓으로 돌리지 않고 세터의 역량을 짚었다.

신영철 감독은 노련한 경기운영과 상대 블로커의 혼을 빼놓는 현란한 토스로 1990년대 초반까지 부동의 국가대표 세터로 활약했다. 누구보다 세터의 중요성을 잘 아는 감독이다. 배구는 '세터 놀음'이라고 할 만큼 세터가 볼을 어떻게 배분하느냐에 따라 경기 승패가 갈린다.

신 감독은 경기 전 “세터 (하)승우와 알렉스가 즐기면서 잘했으면 좋겠다”며 세터와 공격수의 호흡을 강조했다. 경기 후에는 "팀의 공격력을 결정하는 건 세터의 구질, 스피드, 각도"라며 "안 좋았던 장면들을 승우와 같이 복기하며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고 했다.

결국 우리카드는 세터 하승우와 공격수 알렉스의 호흡이 살아나야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다.

알렉스 페헤이라. ⓒKOVO
여자배구 도로공사가 그 예다. 시즌 초반 이고은이 주전세터로 나왔던 도로공사는 2라운드 초반부터 세터를 이윤정으로 바꾼 뒤 ‘8연승’의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GS칼텍스의 차상현 감독은 “이윤정의 세터는 볼 끝이 살아있다. 토스가 빠르다보니 도로공사 공격수들이 다양한 패턴의 공격을 가져간다”고 칭찬했다.

우리카드 또한 하승우 세터와 알렉스의 콤비네이션이 맞아간다면 그 누구도 말리지 못할 전력을 갖출 전망이다. 3연승으로 탄력을 받은 우리카드가 세터와의 호흡을 개선하고 중위권, 더 나아가 상위권 싸움까지 펼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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