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송화. ⓒ연합뉴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IBK기업은행 항명사태의 중심인 조송화가 입을 열었다. 세간의 화제가 됐던 무단이탈은 없었다는 주장이다. IBK기업은행은 속 시원히 반박하지 못했다.

조송화는 10일 오전 서울 상암동 한국배구연맹(KOVO)에서 개최된 KOVO 상벌위원회에 참석했다. 오전 10시에 상벌위가 시작됐고, 조송화는 10시 40분 경 일련의 사태 소명을 위해서 변호인단과 함께 연맹을 찾았다.

조송화 측은 이날 '무단이탈'을 저지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조송화의 대리인으로 나선 법무법인YK의 조인선 파트너변호사는 "실제 구단 관계자가 지난 11월 18일 '무단이탈이 아니다, 단지 조송화가 몸이 아픈 상황'이라고 했다"면서 "언론에서 말하는 무단이탈은 스스로 인정하지 않았다.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고 항변했다.

이어 "조송화는 당시 건강과 생명 관리를 위해 질병과 부상을 치료해야 하는 상태였다"며 "조송화는 지금도 뛰고 싶은 의지가 강하다. 선수로서 구단과 연맹의 명예를 존중하고 싶은 의지가 강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앞서 조송화는 시즌 초반부터 서남원 전 감독과 불화를 시작으로 2차례 무단이탈을 하는 등 팀 와해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시선을 받았다. 이를 발단으로 서남원 전 감독과 윤재섭 단장 경질, 김사니 코치의 감독대행 부임 및 사퇴 등 수많은 사건들이 발생했다.

그런데 조송화는 한 달여의 시간이 지나서야 해당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이었던 무단이탈을 부정하고 나섰다. 팀의 수뇌부가 경질을 당하고 본인 또한 숱한 비난을 받았음에도 이제서야 입을 열었다. 주장하는 시기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조송화. ⓒKOVO
IBK기업은행의 대응은 더욱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IBK기업은행 정민욱 사무국장은 "조송화의 주장은 사실을 파악해야 한다. 일단 오늘(10일)은 상벌위에 참석해서 관련 내용만 얘기하는 것"이라면서 "조송화가 이탈을 했다고 생각 중이다. 무단이었는지는 검토를 해야 한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IBK기업은행은 구단을 풍비박산하게 만든 사건에 대해 아직 사실관계 파악이 덜 됐다는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이탈은 맞는데 무단이었는지를 모른다며 아리송한 답변만 늘어놓았다.

이 발언이 사실이라면 IBK기업은행은 잘 모르는 사건 때문에 감독과 단장 등이 자리를 내놓은 것이다. 조송화를 상벌위원회에 회부시킨 것도 아무 의미가 없다. 실제로 이날 조송화 사태에 대해 KOVO 상벌위원회는 징계 보류 결정을 내렸다. 밝혀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의미다.

모두가 책임을 지고 물러난 사건에 대해, 뒤늦게 '무단이탈'은 없었다는 조송화. 사실 관계 파악이 더 필요하다는 IBK기업은행. 양 측에 코미디같은 진실게임에 배구팬들의 마음은 타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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