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VO
[스포츠한국 윤승재 기자] 흥국생명이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 2월 6경기에서 1승 5패, 게다가 개막부터 이어져 온 선두 자리까지 뺏겼다. 하지만 흥국생명은 조금이나마 희망을 봤다. 학교 폭력 논란으로 이탈한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빈 자리를 조금씩 채워나가는 모습이다.

흥국생명은 지난달 2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의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경기에서 1-3(19-25, 19-25, 25-22, 17-25)으로 패했다. 이로써 GS칼텍스와 승점 53점 동률을 이룬 흥국생명은 세트득실률에서 밀려 2위로 하락했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승점 12점차로 여유 있는 선두 자리를 지켜왔던 흥국생명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10일 이재영-이다영 자매가 학교폭력 논란으로 이탈한 후 펼쳐진 4경기에서 1승 3패를 거두며 부진한 흥국생명은 GS칼텍스에 승점 3점차 추격을 허용했고, 결국 선두 운명이 걸린 맞대결에서 일격을 당하며 선두 자리까지 내줬다.

하지만 희망도 봤다.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빈 자리를 조금씩 메꿔가는 모습이다. 이탈 직후 흥국생명이 믿을 구석은 김연경밖에 없었다. 하지만 김연경 홀로 분투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외국인 선수 브루나의 기량도 만족할 정도로 올라오지 않았고, 세터 김다솔과 베테랑 김미연, 신예 이한비와 박현주 등이 번갈아 나와 분위기를 바꿔보려 했지만 공백은 커보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활로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김연경에게 집중됐던 공격 루트가 조금씩 분산되고 있다. 외국인 선수 브루나도 조금씩 적응해 가는 모습을 보이면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고, 이주아와 김채연도 이전보다 많은 공격시도와 높은 성공률로 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세터 김다솔도 팀의 다양한 공격루트를 만들어내는 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물론, 아직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라 불렸던 시절의 전력이 되돌아왔다고 하기엔 아직 무리가 있다. 베테랑 선수들은 잔부상에 시달리고 있고, 어린 선수들은 경험이 많이 없다. 또 이재영-이다영 자매가 있었던 4라운드 동안 완성시켰던 전술을 단번에 바꾸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흥국생명은 조금씩 그리고 천천히 두 자매의 구멍을 메워가고 있는 모습이다. 2위 추락은 아쉽지만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반전을 노리고 있는 흥국생명이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