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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골리앗’ 뉴욕 양키스를 잡은 ‘다윗’ 탬파베이 레이스 출신 사장과 ‘머니볼’로 유명한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출신 단장이 팀을 꾸린 LA다저스야말로 야구통계학 세이버매트릭스를 가장 적극적으로, 그리고 거액의 돈으로 마음껏 구현해내는 팀이다.

엄청난 자금력과 세이버매트릭스의 적극적 구현을 바탕으로 다저스는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냈고 4년간 평균 95승이라는 압도적 전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 ⓒAFPBBNews = News1
수많은 퀵후크, 심하다 싶을 정도의 좌우놀이, 매경기 다른 선발라인업 교체 등은 다저스가 그 어떤 팀보다 세이버매트릭스를 중시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기에 나온 결과물이다.

그토록 세이버매트릭스를 중시했다면 세이버매트리션들이 늘 주장하는 ‘최고 불펜 투수는 최고 위기 상황에’라는 전제가 딱 들어맞게 필요했던 25일(이하 한국시각) 월드시리즈 2차전 5회 2사 만루 상황에서 다저스가 류현진을 내리고 라이언 매드슨이 아닌 켄리 젠슨을 썼더라면 어땠을까.

27일부터 다저스는 홈구장인 로스엔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월드시리즈 3차전을 가진다. 7전 4선승제의 승부에서 이미 2패를 당해 역전이 쉽지 않은 상황.

특히 25일 열린 2차전이 너무나도 아쉬웠다. 2-1로 앞서며 분위기를 잡아가던 5회, 잘 던지던 류현진이 위기에 빠졌다. 2사까지 잡고 연속 안타에 볼넷까지 내주며 만루를 허용했다. 일각에서는 여기서 류현진을 좀 더 믿었어야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자칫하다간 이 순간 2차전 승부가 갈릴 수 있는데 연속안타에 볼넷까지 허용한 선수를 믿는 것도 다저스 입장에서는 부담이었다.

결국 투수 교체를 했고 류현진 대신 나온 것은 라이언 매드슨이었다. 하지만 매드슨은 전날인 24일 1차전에도 3-3으로 맞서던 5회 무사 1,2루 상황에서 나와 승계주자를 모두 실점하며 이날 경기 승부를 갈랐었다.

매드슨은 이날마저 남은 승계주자 3명을 모두 홈플레이트를 밟게 하며 무너졌다. 결국 다저스는 2-4로 패했다.

투수를 바꿔야했던 상황은 맞다. 하지만 매드슨이어야 했는지는 의문이다. 매드슨은 전날에도 비슷한 상황에서 승계주자를 모두 홈플레이트를 밟게 했던 선수였고 심지어 다저스 최고 불펜 투수도 아니었다.

차라리 세이버매트릭스를 그렇게 믿는 다저스가 ‘최고 위기에는 최고 불펜’이라는 세이버매트릭스의 주장을 완전히 받아들여 팀내 최고 불펜투수이자 지난 21일 챔피언십 7차전 등판 이후 4일은 푹 쉰 캔리 젠슨을 올렸다면 어땠을까.

  • 라이언 매드슨. ⓒAFPBBNews = News1
물론 마무리 투수를 5회부터 쓰는 것에 대해 부담감을 가질 수는 있다. 하지만 그 경기는 월드시리즈이며 1차전을 패한 상황에서 자칫하다가는 2차전까지 패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이었다. 결과론이지만 2차전 5회 2사 만루보다 더 위험한 상황은 이후 나오지 않았고 젠슨은 1차전에 이어 2차전도 어쩔 수 없이 푹 쉬며 3차전을 앞두고 무려 6일이나 쉬게 됐다. 젠슨은 이번 포스트시즌 6경기 6.2이닝 무실점 2피안타에 그칠 정도로 완벽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기도 했다.

월드시리즈 무대에서는 이길 수 있다면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 강하게 말하면 전날 선발로 등판한 클레이튼 커쇼도 승리에 필요하다면 쓸 수 있어야하는 것이 월드시리즈다. 월드시리즈야말로 ‘지금 아니면 없는(Now or Never)’ 경기이기에 앞뒤 가려선 안 된다. 객관적 전력에서 많이 부족해 2차전마저 잡지 못한다면 앞으로를 기대하기 쉽지 않은 다저스였다는 점도 생각해야한다.

지난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7차전에서는 그랬던 다저스다. 당시 다저스는 7회 2사 후 켄리 젠슨을 올려 위기를 막아내고 1.1이닝 무실점으로 막게한 후 마무리로 선발 클레이튼 커쇼를 올렸다. 물론 7차전이었기에 가능했지만 아직 7회이기에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젠슨을 올린 선택은 꽤 과감했고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물론 로버츠 감독은 매드슨 기용 이유에 대해 “매드슨은 힘이 있었다. 그 상황에서 매드슨을 선택한 것은 쉬운 일이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그 ‘쉬운 일’ 때문에 다저스는 2년 연속 월드시리즈 문턱만 맛보게 생겼다.

하려면 제대로, 과감하게 ‘다음 이닝은 없다’는 마음으로 세이버매트릭스를 차라리 더 적극적으로 믿었더라면 다저스가 2차전을 허무하게 날리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 캔리 젠슨. ⓒAFPBBNews = News1
-이재호의 스탯볼 : 스탯볼은 기록(Statistic)의 준말인 스탯(Stat)과 볼(Ball)의 합성어로 '이재호의 스탯볼'은 경기를 통해 드러난 각종 기록을 분석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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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8/10/26 16: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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