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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길준영 기자] 지난 27일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오는 8월 열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남북 단일팀이 출전하기로 합의하면서 단일팀 구성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종목별로 단일팀에 대한 반응은 엇갈리는 모습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대한체육회를 통해 아시안게임 40개 종목 경기 단체에 남북 단일팀 구성에 대한 의향을 조사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구성되는 과정에서 경기단체와 선수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이번 아시안게임에는 먼저 의견수렴 과정을 진행한 것이다.

조사 결과 대한체육회에 단일팀 구성 의향을 타진한 종목은 농구, 유도, 체조, 정구, 카누, 조정 등 6개 종목이었다. 이후 탁구도 단일팀 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총 7개 종목이 단일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농구는 이미 두 차례 남북통일 농구 대회를 개최한 경험이 있다.

1999년 9월 평양에서 정주영 체육관 기공 기념행사로 남한에서는 현대(남자팀), 현대산업개발(여자팀)이 북한팀과 경기를 가졌다. 같은 해 12월에는 북한 남녀팀이 서울에 방문해 맞대결을 벌였다.

2003년에도 정주영 체육관 개관 기념으로 평양에서 남북 농구 경기가 열렸다.

대한농구협회 관계자는 “농구는 남북 교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일단 긍정적인 의향을 전했다. 성사된다면 병역 문제가 걸려있는 남자팀보다는 여자팀이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국가대표 선수들을 설득하고 협의하는 과정도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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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누연맹은 구체적으로 로드맵을 제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단일팀 구성 의사를 밝혔다. 남북 모두 국가대표 선수가 없는 드래곤보트 종목에서 남북 단일팀을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카누 연맹은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더라도 기존 선수들에게 피해가 없고 대회를 주관하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등에 선행조건 변경을 요구할 필요도 없어 빠르게 단일팀 구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유도 역시 이번 아시안게임에 처음 도입되는 남녀 혼성 단체전에서 남북 단일팀을 구성할 수 있다며 의지를 전했다.

체조와 정구, 조정은 출전 엔트리 확대 등 조건이 충족된다면 단일팀을 구성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탁구는 문체부의 단일팀 의향 조사 때는 확실한 답을 주지 않았지만 이후 단일팀 구성 의사를 드러냈다. 탁구는 1991년 단일팀을 구성해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단체전에서 세계 최강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따냈던 단일팀의 ‘원조’ 종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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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종목의 단일팀 참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고 인기 종목인 축구는 불참 의사를 명확히 했다.

축구는 1991년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단일팀 경험이 있는 등 남북 교류가 활발한 종목이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는 “남북 단일팀보다는 조직력 다지기를 통해 전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우선이다”라며 단일팀 구성에 난색을 표했다.

이에 한국을 대표하는 손흥민(토트넘)과 북한을 대표하는 한광성(칼리아리)이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뛰는 모습을 보기는 어려워졌다.

일각에서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걸린 병역 특례 때문에 단일팀 구성을 거부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대한체육회 요청을 받았을 때 병역 문제를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여자 대표팀도 단일팀에 불참한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대부분 2019 프랑스 여자월드컵에 나설 계획이기 때문에 연속성과 전력 유지를 고려했다는 입장이다.

북한과 단일팀을 구성하면 전력이 향상되겠지만 자력으로 월드컵 진출권을 따낸 선수들을 배려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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