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제공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사실 이렇게 쉽게 무너질 것이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분명 타격에 강점이 있는 선수임에도 집중을 하지 못했고, 전략적인 부분에서도 아쉬움이 컸다. 그렇게 패했다.

최두호(27)는 15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스콧트레이드 센터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24 메인이벤트 제레미 스티븐스와의 페더급 경기에서 2라운드 TKO패를 당했다.

지난 2016년 12월에 치렀던 컵 스완슨과의 경기 이후, 무려 1년 1개월 만의 복귀전이었다. 기대가 컸다. UFC에서도 그의 복귀전을 메인이벤트로 정해줬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컸다.

사실 1라운드까지만 해도 팽팽했다.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타격에서는 최두호가 더 우위라고 보는 시각도 존재했다. 주특기인 원투 펀치에 이어 로우킥을 적절히 섞어가며 상대를 혼란에 빠뜨렸다.

그리고 2라운드가 됐다. 2라운드 초반까지도 괜찮았다. 날카로운 프런트 킥을 스티븐스의 턱에 명중 시키는 등, 유리하게 경기를 이끌어갔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상대 스티븐스가 1라운드와 달리, 최두호의 로우 킥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보다 적극적이며 압박을 가하는 공세로 전환했다. 여기서 최두호가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했다.

킥을 많이 준비했다면 킥과 함께 장기인 원투 펀치 콤비네이션이 함께 들어가야 했다. 하지만 2라운드 들어 로우킥도 단조로웠고 제대로 된 펀치도 없었다. 어설프게 둘 다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자연스레 이도 저도 아닌 공격만 하고 있으니 상대 스티븐스의 압박에 거리 조절을 하기 어려웠고 수차례 잽을 허용하며 약점인 안면에 데미지가 쌓였다. 점점 지치게 되니, 왼손 가드가 점점 내려갔다.

상대가 다가오면 잽으로 견제를 하면서 거리 조절을 하고 페이스를 유리하게 이끌어 가야 하는데, 펀치 대신 로우킥을 주로 사용하며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도 끝내 화근이 됐다.

그렇게 안면에 라이트 훅 한 방을 제대로 맞으면서 쓰러졌고, 이후 파운딩을 격하게 당하며 패했다. 체력적인 부분에서도 아쉬움이 컸고 전략적인 부분에서도 미스가 있었다.

차라리 2라운드 들어서 카운터를 노리려고 어설프게 기다리며 로우킥을 날린 대신, 장기인 복싱 스타일을 기반으로 펀치 콤비네이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맞불을 놓았다면 더 나을 수 있었다.

물론 경기를 준비한 코치와 선수의 계획을 완벽하게 알기는 어렵다. 대신 양성훈 코치는 이번 경기를 대비하기 위해 다른 방식을 취했고 좀 더 방어적인 면을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타격 방어에 취약하다는 기존의 평가에 오히려 발목이 잡혔다. 방어와 더불어 발이 느린 스티븐스를 견제하고자 야심차게 사용한 로우킥 카드가 오히려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더불어 메인이벤트 5라운드 경기가 처음이라는 것도 최두호에게는 부담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차라리 가장 잘하는 것에 철저히 집중했다면 옥타곤의 승자는 최두호가 될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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