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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프로골퍼의 우승, 그 뒤에는 그의 가방을 들어주고 위기마다 조언을 건네는 캐디가 있다. 어떤 캐디와 호흡을 맞추느냐에 따라 성적도 결정된다. 이번 US오픈 박성현의 경우도 해당된다.

슈퍼루키 박성현(24)은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제72회 US여자오픈 마지막 4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기록,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로 우승했다.

작년부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최고의 선수로 활약, 통산 10승을 기록했던 그의 미국 무대 첫 데뷔 우승은 채 1년도 되지 않아 전해졌다. 우승 후, 박성현은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작년보다 좀 더 경기를 치르는데 있어서 여유가 생겼고, 그로 인한 경험 덕분에 오늘의 우승이 나온 것 같다"라며 겸손하게 이야기 했다. 특히나 그가 꼽은 이번 대회 우승의 원동력은 바로 캐디 데이비드 존스와의 호흡이었다.

박성현은 "18홀 내내 한결같은 집중력을 가져가는 것이 어렵다. 하지만 오늘은 캐디의 역할이 매우 컸다"면서 "집중력이 흐트러질 때 캐디가 작은 농담이나 한마디를 해준 게 큰 도움이 됐다"고 이야기 했다.

특히 마지막 승부처인 18번홀(파5)에서 박성현은 세 번째 샷이 그린 밖으로 나갔지만, 네 번째 어프로치 샷을 정확하게 쳐내며 타수를 지켜냈고 사실상 우승을 확정지었다.

그는 "내 번째 샷을 남기고 나서, 머릿속이 하얘지고 긴장을 했다. 하지만 캐디 데이비드가 '항상 연습하던 거니까 믿고 편하게 하라'고 한 게 도움이 많이 됐다"며 "연습하던 대로 샷이 나와서 저도 깜짝 놀랐다"고 이야기 하기도 했다.

올해 박성현의 미국 무대 첫 진출을 함께 한 캐디는 베테랑으로 인정받고 있던 콜린 칸이었다. 스웨덴의 안니카 소렌스탐, 박세리, 그리고 미국의 폴라 크리머와 12년간 호흡을 맞춘 실력 좋은 캐디였다.

칸과 함께 치른 7개의 대회에서 박성현은 3위 1번, 4위 2번의 성적을 보여줬지만, 생각 이상의 좋은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다른 4개 대회에서는 '톱10' 근처도 못 갔다. 결국 박성현은 캐디 교체를 단행했다.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캐디가 필요했다.

박성현은 노련함과 세밀함보다 공격적이며 장타를 날리는 선수다. 그렇게 5월은 임시 캐디로 크리스 매칼몬트와 함께했고 6월에 열린 숍라이트 클래식부터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캐디인 데이비드 존스와 투어에 나서게 됐다.

존스는 한국 여자 선수들과 호흡을 잘 맞춰온 선수다. 지난 2013시즌부터 2015시즌까지 최나연, 그리고 작년 9월에는 전인지의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을 함께 하기도 했다. 그렇게 올해는 박성현과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됐고 이번 US여자오픈 우승으로 존재감을 증명했다.

박성현은 "캐디 역할이 매우 컸다. 집중력이 흐트러질 때 캐디가 농담 한마디를 해준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하며 우승의 숨겨진 또다른 이유에 대해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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