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제공
[스포츠한국 김종민 기자] 유니폼에 별을 하나도 달지 못한 LG와 '무관의 제왕' 현주엽이 첫 우승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LG는 21일 현주엽(42)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을 제7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현주엽은 향후 3년간 LG의 지휘봉을 잡게 된다.

현주엽과 LG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둘 다 우승반지를 껴본 적이 없다. 현주엽은 2002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차지한 적은 있지만 프로에서 우승반지를 끼진 못했다. 실력만큼은 뛰어났지만 우승과는 지독히도 인연이 없어 '한국의 찰스 바클리'라고 불리기도 했다.

LG도 마찬가지로 2013~14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바 있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선 단 한 번도 우승컵을 들어 올린 적이 없다. 이때문에 LG는 전자랜드와 함께 유니폼에 별 하나도 달아보지 못한 유이한 팀으로 남아있다.

그런데 과연 우승경험이 없는 감독과 팀이 만나서 첫 우승을 이뤄낼 수 있을까.

일단 LG의 국내선수 구성만 놓고 보면 나쁘진 않다. 김시래-조성민-김종규로 이어진 국가대표급 라인업은 KBL 정상급이다. 여기에 백업 센터 박인태와 주장 기승호 등 벤치멤버도 제 몫을 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

문제는 외국인 선수 구성이다. LG는 신임 감독이 선임되고 나서 외국인 선수에 대한 구성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현주엽이 감독으로서 처음으로 평가받는 것은 외국인 선수 선발이다.

KBL에서 외국인 선수는 팀 전력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따라서 현주엽 감독의 결정에 따라 팀 순위가 크게 좌지우지될 수도 있다.

현주엽 감독에게 남은 옵션은 현재 세 가지다. 기존의 제임스 메이스-마리오 리틀을 그대로 가져갈지, 둘 중 한 명만 교체할지, 새로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출지를 놓고 고민할 전망. 그러나 잘못된 결정을 내린다면 LG의 첫 우승 도전기는 순탄하게 흘러가지 않을 것이다.

현주엽 감독이 지도자 경험이 없다는 점도 불안요소다. 코치 경험마저 전무한 현주엽 감독이 다음 시즌 고전을 한다면 제일 먼저 나오는 이야기가 '경험 부족'이 될 것이다. 특히 국가대표급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만큼 팀 부진에 대한 책임은 그대로 현주엽 감독에게 돌아갈 전망이다.

따라서 LG는 현주엽 감독의 부족한 코칭 경험을 메워줄 수 있는 코치진을 구성하는 것이 당장 필요하다. 물론 선수로서, 해설위원으로서 현주엽 감독이 많은 경험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직접 전술을 짜고, 선수단을 이끄는 것은 또 다른 문제기 때문이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과연 '초보 감독' 현주엽 감독이 LG의 유니폼에 첫 번째 별을 달아줄 수 있을지, 아니면 '무관의 제왕‘을 넘어 '무관의 감독'이라는 별명을 달게 될지는 앞으로의 행보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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