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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경동 기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4일(이하 한국시각) 러시아의 리우올림픽 출전 여부를 각 스포츠 국제연맹들이 판단하도록 한 뒤 러시아 출전을 허가하는 각 단체들의 공식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IOC는 24일 긴급 집행위원회를 열고 정부 기관까지 개입했다고 알려진 러시아의 조직적 약물 스캔들에 대해 징계 수위를 논의했다. 논의를 마치고 IOC는 "러시아의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 여부를 종목별 국제경기단체의 판단에 맡기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러시아의 리우 육상·역도 출전은 이미 금지됐지만 체조·레슬링·테니스·유도·태권도·플랫폼 다이빙·싱크로나이즈드 등은 러시아의 출전이 유력해 보인다.

AP통신은 24일 "체조의 경우 지난주 세계반도핑기구(WADA) 보고서에 러시아 사례가 언급된 바가 없기 때문에 러시아의 출전을 막을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러시아 선수단의 출전이 전면 금지될 경우 리듬체조에 출전하는 손연재가 상대적인 이득을 볼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현실이 되기에는 어려워졌다.

이어 이 매체는 네나드 라요비치 국제레슬링연맹 회장의 언급도 전했다. 라요비치 회장은 "증거도 없이 어떤 조치를 내릴 수 있느냐. 대회까지 시간이 워낙 없기 때문에 내가 누군가에게 출전 금지 징계를 내리면 법원에서 패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사실상 러시아의 레슬링 출전을 허가했다.

국제테니스연맹(ITF)는 25일 "8명으로 예정된 러시아 테니스 선수들이 IOC가 24일 집행위원회를 통해 제시한 리우올림픽 출전 자격을 갖췄다"며 이들의 출전을 승인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ITF는 "IOC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IOC의 결정은 도핑으로부터 자유로운 선수들에 한해 리우올림픽에 나올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유도연맹(IJF) 또한 25일 "러시아 유도 선수 가운데 도핑과 관련이 없는 선수에 대한 리우올림픽 출전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도 같은 날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러시아 태권도 선수들이 리우올림픽에 출전하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조 총재는 "우리도 WADA로부터 6명의 러시아 태권도 선수가 도핑 규정을 위반했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하지만 이번 리우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 중에는 없다"고 러시아의 태권도 출전을 허가한 이유를 설명했다.

25일 오후에는 알렉세이 블라세코 러시아 다이빙 연맹 회장이 "러시아 플랫폼 다이빙과 싱크로나이즈드 선수가 리우올림픽에 출전하는 건 100% 확실하다. 국제수영연맹(FINA)에서 확인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각종 스포츠 연맹들이 러시아의 리우 출전을 허가하는 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WADA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러시아의 올림픽 출전 전면금지를 요청했던 WADA는 "IOC가 우리의 충고에 귀 기울이지 않아 실망스럽다. 러시아가 조직적으로 개입한 이번 도핑 파문은 심각한 위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징계가 약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징계는 전혀 약하지 않다. 러시아 올림픽위원회에 매우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고 말했다.

이어 바흐 위원장은 "러시아 선수들이 올림픽에 나오려면 남은 기간에 개인적으로 해당 경기단체로부터 참가 자격이 있다는 승인을 받아야 하고 또 그 결정 역시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와 IOC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러시아 선수들 전체를 출전 금지하는 것보다 러시아 선수들에게 자신들이 도핑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사실을 입증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IOC의 결정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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