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아시안게임 당시 박태환(좌)과 쑨양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현 기자] 중국 수영 스타 쑨양(24)이 도핑 테스트에 걸려 자격정지 18개월 징계를 받은 박태환(26)을 격려했다.

신화통신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산시성 바오지에서 열리고 있는 중국수영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쑨양은 지난 12일 열린 남자 자유형 800m에서 7분47초58의 기록으로 우승한 뒤 "박태환이 그리워질 것"이라면서 "나는 그를 믿는다. 수영에 있어 박태환은 나의 우상이고 나는 그를 잘 안다"고 밝혔다.

박태환은 인천 아시안게임 직전인 지난해 9월 3일 실시한 약물 검사에서 세계반도핑기구(WADA) 금지약물이자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검출돼 지난달 23일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선수 자격정지 18개월 징계를 받았다.

징계 확정 이후 기자회견을 열며 담당의사의 과실을 주장했던 박태환은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거둔 은메달 1개와 동메달 5개도 박탈당했다.

쑨양은 "많은 사람이 박태환에게 의구심을 갖는다. 심지어 그의 과거 기록까지 의심한다"면서 "하지만 나는 박태환을 믿는다. 박태환은 아시아 수영 역사를 새로 써온 기타지마 고스케(일본) 같은 위대한 수영선수"라며 함께 아시아 수영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친구이자 경쟁자에게 무한한 격려를 보냈다.

쑨양도 도핑에 있어 좋지 못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5월 중국선수권대회 기간 실시한 도핑테스트에서 혈관확장제 성분인 트리메타지딘에 양성반응을 보여 중국반도핑기구(CHINADA)로부터 3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쑨양의 약물 논란은 금지 행위 자체보다 징계 수위 및 도핑 테스트 결과 발표 시점으로 인해 논란이 일었다. 최초 테스트 이후 6개월이 지난 지난해 11월에야 발표되며 자국 수영스타를 국제 대회에 참가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발표를 늦춘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다.

이번 중국선수권대회는 도핑 논란 이후 쑨양이 출전한 첫 대회로 오는 7월 러시아 카잔에서 개막하는 2015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중국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하고 있다. 자유형 800m뿐만 아니라 자유형 200m(1분45초75)와 400m(3분44초53)에서도 1위를 차지한 쑨양은 무난하게 세계 선수권 출전 자격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박태환은 징계가 내년 3월 2일 끝나 오는 7월 열리는 카잔 세계선수권대회에는 출전할 수 없다. 징계가 끝나도 해제 이후 3년 동안 국가대표가 될 수 없는 대한체육회 규정으로 인해 내년 8월 개막하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도 나설 수 없다.

쑨양은 "박태환과 리우 올림픽에서 맞붙을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올림픽 자유형 400m 경기에 박태환이 없다면 덜 치열한 경기가 열릴 것이다. 나는 그가 돌아올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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