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율 '0' 유일한 약점 '트리플루프' 포기… 대신 '더블악셀' 시도로 전체적 완성도 높여

'피겨 퀸' 김연아(19.고려대 입학예정)가 자신의 약점이었던 트리플 루프를 사실상 포기하기로 했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IB스포츠는 10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번 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피겨선수권대회가 끝난 뒤 선수, 선수 어머니와 미팅을 갖고 3월 세계선수권대회는 물론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까지 트리플 루프를 대회에서 시도하지 않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트리플 루프는 이번 대회에서 김연아가 프리스케이팅에서 시도하다 넘어진 기술로 그동안 성공률이 낮아 약점으로 지적됐었다.

IB스포츠 구동회 부사장은 "앞으로 연습은 간혹 하겠지만 공식 대회에서는 트리플루프 대신 성공률이 높은 더블악셀을 구사하기로 했다. 트리플루프는 기본 점수가 5점, 더블악셀은 3.5점으로 1.5점 차이가 있지만 트리플루프를 하다 넘어지는 경우 등에는 점수를 0.5점 정도밖에 받지 못한다. 그러나 더블악셀은 성공률이 95% 이상 되는데다 추가 점수를 받을 경우 트리플루프를 실패했을 때와 비교해 기술 점수에서 5.5점 정도를 더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구동회 부사장은 "또 넘어질 경우 표현 점수에서도 감점 요소가 발생하기 때문에 최대 6.5점 까지도 차이가 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즉 성공률이 낮고 위험 부담이 큰 트리플루프를 포기하는 대신 안정적인 더블악셀에 집중하자는 전략이다.

IB스포츠는 최근 두 시즌간 트리플루프를 시도한 다섯 차례 가운데 지난 시즌 그랑프리 파이널 3차 대회와 5차 대회에서는 성공해 각 5.8점과 5.6점을 받았으나 이번 대회까지 실패한 세 번에서는 2점과 0.5점 두 번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세 차례 더블악셀을 구사해서는 모두 성공했고 4.59점, 5.1점, 5.3점을 받아 평균으로 따져도 2.88점의 트리플루프보다 4.99점의 더블악셀이 더 안정적이라는 것이다.

구동회 부사장은 "지금까지 김연아가 트리플루프를 공식 대회에서 성공한 것은 두세 번 밖에 안 된다. 또 부담이 큰 트리플루프를 포기하면 다른 점프에 더 집중할수 있어 전체적인 상승효과를 기대할 만하다"라고 내다봤다.

꿈의 200점 돌파에 대해서도 "더블악셀을 성공하면 프리스케이팅에서 125에서 128점 정도가 가능하고 쇼트프로그램을 이번 대회처럼 하면 70에서 72점 정도 받는다고 계산하면 트리플루프를 포기해도 충분히 도전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IB스포츠는 "아사다 마오(일본)도 다섯 가지 트리플점프 가운데 플립과 루프, 두 가지만 시도했다. 다섯 가지 트리플점프를 모두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 선수는 사실상 김연아와 조애니 로셰트(캐나다) 정도인데 이를 네 가지로 줄인다 해도 김연아가 세계 최고 선수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연아는 이번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 트리플 루프를 시도했던 점을 최고 성과로 손꼽으며 "트리플 루프를 시도하려다 실수했지만 시도한 것 자체가 기쁘다. 실수를 했어도 시도 자체는 좋은 경험이었다. 다음에는 더 자신 있게 뛰겠다"라고 강조했지만 앞으로 공식 대회에서는 더 이상 시도 자체를 하지 않게 됐다.

IB스포츠는 또 "브라이언 오셔 코치는 아직 트리플루프에 미련을 갖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해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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