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귀국한 김광현은 2주 자가격리 기간을 거친 뒤, 23일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귀국 기자회견을 가졌다.
재수 끝에 올 시즌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김광현은 코로나19 여파로 시즌이 연기되고 단축되는 불운을 맞기도 했으나, 8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62라는 호성적을 거두며 빅리그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개막 초반엔 팀 마무리로 기용되기도 했으나, 중반 선발 로테이션에 안착해 포스트시즌 선발 데뷔전까지 치른 김광현이었다.
김광현은 성공적인 시즌을 보낸 것에 대해 팀 동료 웨인라이트와 포수 몰리나를 언급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사실 김광현의 초반은 불운의 연속이었다. 스프링캠프 당시 최고의 몸상태로 호투를 펼치며 선발 후보로 급부상한 김광현이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리그 개막이 미뤄지며 수 달 동안 강제 휴식에 들어가게 된 것.
김광현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한국으로 돌아가 시즌을 준비하는 것과 제한적인 환경 속에서라도 미국에 남아 시즌을 준비하는 두 가지 방향이 있었다. 하지만 김광현은 미국에 남았다. 그는 “한국이 더 안전하긴 했다. 하지만 한국으로 돌아갔다가 미국이 입국금지를 하게 되면 메이저리그 첫 기회조차 받지 못할 것이 걱정돼서 미국에 남기로 결정했다”라고 회상했다.
김광현은 “웨인라이트 집 마당이 넓더라. 집 앞에 마당에서 50m까지 캐치볼을 꾸준히 했다”라면서 “사실 공원도 다 닫았는데, 아무도 없는 공원에 웨인라이트와 조용히 몰래 들어가 캐치볼을 한 적도 있다. 80m까지 하고 싶은데 마당에서는 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또 경비원 분이 웨인라이트 팬이라 눈 감아줘서 할 수 있었다”라며 웃었다.
배터리 호흡을 맞췄던 베테랑 포수 몰리나에 대한 감사도 빼놓지 않았다. 김광현은 “몰리나는 내가 공을 잘 던지게 하는 첫 번째 은인이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그는 “몰리나는 투수들의 마음을 편하게 하고 투수가 가장 잘 던지는 공을 던지게 하는 포수다”라면서 “나에 대해 관심을 갖고, 나에 대해 연구하지 않으면 잘 모르는 부분들인데, 이를 캐치해서 사인 낸다는 것 자체가 좋은 포수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FA가 되는 몰리나를 향해 “내년 내후년에도 같이 했으면 좋겠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하며 앞으로도 계속 호흡을 맞추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