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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노진주 기자] 정작 중요할 때 무너졌다.

류현진은 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의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2020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3전 2선승제) 2차전에 선발 출격, 1.2이닝 동안 공 45개를 던져 8피안타 2피홈런 1볼넷 3탈삼진 7실점(3자책)으로 부진하며 조기강판됐다. 팀이 2-8로 패하면서 류현진은 패전투수가 됐다.

이날 류현진은 중압감 속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3전2선승제인 이번 시리즈에서 토론토는 1차전에서 1-3으로 패했고, 2차전 선발 투수인 류현진은 팀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호투가 절실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을 8번이나 경험한 ‘베테랑’ 류현진은 스스로 무너졌다. 역대 포스트시즌 최악투의 성적표를 썼다.

1회에 마누엘 마고에게 우전 적시타를 내주며 1실점했던 류현진은 2회에 와르르 무너졌다. 선두타자 케빈 키어마이어에게 중전 안타를 내준 데 이어 마이크 주니노에게 좌월 투런포를 얻어맞으며 고개를 숙였다. 88마일의 포심이 다소 가운데로 몰렸다. 점수는 0-3이 됐다.

류현진은 이후 마이클 브로소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웠으나 랜디 아로자레나에게 2루타를 맞으며 다시 흔들렸다. 브랜든 로우를 2루수 라인드라이브로 돌려 세운 류현진은 얀디 디아즈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매뉴얼 마르고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으나, 또다시 유격수 보 비셋의 실책이 나오며 2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이때 헌터 렌프로에게 만루홈런을 얻어맞으며 무너졌다. 85마일의 높은 체인지업이 공략당했다. 결국 류현진은 7실점으로 조기강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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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의 기세가 좋았기에 이번 부진은 더욱 크게 다가온다.

류현진은 바로 직전 등판이었던 지난달 25일 ‘천적’이자 ‘MLB 최강팀’인 뉴욕 양키스를 정규리그에서 만나 완벽 제압했다. 당시 류현진은 7이닝동안 100개의 공을 던져 무실점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호투를 기록했다. 3.00이던 평균자책점도 2.69로 끌어내렸다. 팀이 4-1로 승리하면서 시즌 5승까지 올렸다.

메이저리그 8년 생활 동안 메이저리그 총 30개팀 중 24개팀을 상대해본 류현진이 가장 고전했던 팀이 바로 양키스다. 양키스를 상대로 그동안 3경기에 등판해 15.1이닝 동안 무승 2패 평균자책점 8.80으로 무너졌다.

양키스 앞에만 서면 작아졌던 류현진이 25일 경기서 완전히 탈바꿈한 모습으로 양키스전 징크스를 깼다. 덕분에 가을야구 가능성이 컸던 토론토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경기, 호투가 절실했던 포스트시즌 경기에서는 류현진이 힘을 쓰지 못했다. 가을야구 진출 가능성이 커 다소 마음 편히 올랐던 양키스전 승리도 물론 중요했지만, 이날 탬파베이전 승리가 더 귀중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초반부터 난타당하며 ‘8000만달러 사나이’ 이름값을 해내지 못했다.

진정한 에이스는 중압감 속에서도 이를 이겨내고 팀을 승리로 이끈다. 이날만큼은 에이스의 수식어가 어울리지 않았던 류현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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