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선수단.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포스트시즌 기간 가공할 만한 홈런 공장으로 탈바꿈한 LA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도 3홈런을 기록하며 ‘홈런 공장’의 명성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그러나 다저스는 뜻하지 않았던 연장 3피홈런에 고개를 숙여야 했다. 얄궂은 운명 속에 놓였던 다저스였다.

LA 다저스는 26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2017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7전 4선승제) 2차전에서 11회 연장 승부 끝에 6-7로 패했다. 이로써 다저스는 시리즈 전적 1승1패가 됐다.

지난 25일 1차전에서 다저스는 저스틴 터너의 6회 투런 홈런을 앞세워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2차전 역시 비슷하게 전개됐다. 역시나 경기 중반 홈런이 터져나왔다.

3회 1점을 먼저 내줬던 다저스는 5회 작 피더스의 우중월 솔로포로 균형을 맞춘 뒤, 6회 코리 시거의 투런포로 전세를 단숨에 역전시켰다. 이번에도 홈런이 다저스를 구한 모양새다.

게다가 이날 상대는 4회까지 노히트에 성공한 저스틴 벌렌더였다. 올시즌 아메리칸리그에서 15승(8패)을 챙긴 벌렌더는 포스트시즌 4경기에서 4승 무패, 1.4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할 정도로 상승세였다. 특히 뉴욕 양키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만 2승을 올린 에이스였다. 최근 폼은 오히려 1차전 선발이었던 댈러스 카이클 보다 나아보였다.

그러나 이날 경기 전까지 포스트시즌 9경기에서 총 15개의 홈런을 때려냈을 정도로 가공할 만한 홈런 공장으로 거듭난 다저스 타선은 경기 중반 2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벌렌더 마저 꺾어냈다.

이로써 다저스는 6회까지 포스트시즌 10경기에서 17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양키스가 기록한 올해 포스트시즌 최다홈런 기록(16홈런)마저 가뿐하게 넘어섰다. 양키스가 13경기에서 16홈런을 기록했던 것을 감안한다면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17홈런 기록은 더욱 돋보였다. 게다가 홈런을 때려낸 선수들도 9명에 달했다. 돌아가며 터지고 있는 다저스 타선이었다.

타선은 나름 제몫을 다했지만, 문제는 불펜이었다. 홈런을 연이어 뿜어내던 타선도 불펜의 붕괴까지는 막을 수 없었던 것. 특히 한 점 한 점이 소중했던 연장 승부에서 다저스의 불펜은 계속해서 홈런을 허용했다.

8회부터 조기 등판했던 필승 마무리 켄리 젠슨이 3-2로 앞선 9회초 마빈 곤잘레스에 솔로포를 맞으며 경기를 끝내지 못한 여파는 연장 승부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10회 초부터 등판한 조시 필즈가 선두타자는 물론 후속타자 호세 알투베와 카를로스 코레아에 연달아 솔로포를 맞은 것. 10회 말 다저스는 푸이그의 솔로포를 앞세워 간신히 2점을 만회하고 승부를 재차 원점으로 돌렸으나, 역시나 피홈런이 다저스를 울렸다.

11회초 브랜든 매카시가 마운드에 올랐지만, 그는 무사 2루의 위기에서 휴스턴의 조지 스프링어에게 역전 우월 투런포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 물론 다저스 타선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역시 홈런으로 응수한 다저스다. 5-7로 끌려가던 11회말 2사에서 찰리 컬버슨이 추격의 좌월 솔로포를 쏘아올린 것.

이날 4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포스트시즌 ‘홈런 공장’의 면모를 과시한 다저스. 그러나 잔인한 운명은 다저스에게 2차전 승리를 허락하지 않았다. 정규이닝 내내 홈런으로 흥했던 다저스는 적시에 홈런을 몰아친 휴스턴의 높은 집중력 앞에 무릎을 꿇었다. 2017 월드시리즈 2차전은 홈런으로 흥했던 다저스가 역설적이게도 홈런에 무너진 경기로 기억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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