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켄리 젠슨.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LA 다저스가 필승 마무리 투수로 통했던 켄리 젠슨을 조기에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오히려 젠슨은 경기 후반 무너지면서 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LA 다저스는 26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2017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7전 4선승제) 2차전에서 11회 연장 승부 끝에 6-7로 패했다. 이로써 다저스는 시리즈 전적 1승1패가 됐다.

이날 다저스는 3-1로 앞선 8회초 무사 2루에서 불펜 투수 브랜든 모로우를 강판 시키고 마무리 투수인 켄리 젠슨을 일찌감치 마운드에 올렸다. 박빙의 상황인 만큼, 어떻게든 실점없이 경기를 마무리 짓겠다는 다저스 벤치의 각오가 느껴졌던 대목.

하지만 젠슨은 기대와는 달리 다소 부진했다. 1사 3루의 위기에서 젠슨은 카를로스 코레아에 중전 적시타를 맞고, 3루 주자 알렉스 브레그먼의 홈쇄도를 지켜만 봐야 했다. 물론 자신의 책임 주자는 아니었지만, 어딘가 아쉬움이 남은 실점이었다.

3-2로 앞선 9회초 다저스는 여전히 젠슨을 믿었다. 어김없이 그는 경기를 끝내고자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이번에도 젠슨의 경기는 순탄치 못했다. 그는 선두타자인 마빈 곤잘레스에게 중월 솔로포를 맞으면서 상대에게 동점을 허용했다.

2스트라이크 노볼의 유리한 볼카운트였지만 곤잘레스에게 던진 3구째 컷 패스트볼이 가운데에 몰린 실투가 되면서 젠슨은 담장을 넘어간 타구를 그저 바라만 봐야했다. 2사 이후에도 조지 스프링어에게 좌전 2루타를 맞기도 한 젠슨. 역시 풀카운트에서 꺼내든 커터가 공략 당했다. 다행히 알렉스 브레그먼을 내야 땅볼로 처리하며 추가 실점은 없었지만 다저스가 입은 상처는 꽤 깊었다.

필승 마무리 투수를 일찌감치 소진한 다저스는 경기가 연장으로 접어들자, 조쉬 필즈를 꺼내들었다. 이미 29개의 공을 뿌린 젠슨을 계속해서 밀고나가기에는 어려움이 따랐다.

필즈 역시 올해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포스트시즌에서만 8경기에 나서 단 한 차례의 실점도 없이 4세이브를 거둔 젠슨보다는 무게감이 떨어졌던 것이 사실. 연장 승부에 접어든 다저스의 불안 요소였다.

불안한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결국 필즈는 10회초 선두타자였던 알투베와 후속타자 코레아에게 연속 홈런포를 맞고 무너졌다. 다저스는 10회말 푸이그의 솔로포를 포함해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11회 브랜든 맥카시가 조지 스프링어에 재차 투런포를 맞고, 균형을 지켜내는 데 실패했다. 확실한 마무리 투수의 부재로 10회와 11회 계속된 실점이 이어진 것.

결과적으로 젠슨의 8회 조기 투입, 여기에 믿었던 젠슨의 부진은 승승장구하던 다저스에게 무척 뼈아픈 패인이 됐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